▲ 김용식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신임 회장이 앞으로 포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외국의 영화 등을 보면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을 키워가거나,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추억을 만들거나, 가족들이 함께 모여 가족애를 쌓아가는 곳의 배경으로 식물원이나 수목원이 쉽게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사실 실제 국민 생활 속에서도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이 수목원식물원이다.

“더욱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방향성을 곧추세운 김용식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신임 회장(영남대 조경학과 교수)의 이야기가 의미를 갖게 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국제 네트워크에 정평이 나 있는 김 회장은 식물원수목원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한편, 국민에게 식물원수목원이 단순 휴양시설이 아닌 교육과 전시의 역할을 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조경계와 기타 업계의 갈등과 관련해 식물원수목원이 관련 업계간의 소통과 협력의 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면서도 우리 식물원수목원의 발전을 위해 강력한 ‘엔진’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김 회장을 15일 취임식을 앞두고 홍릉수목원 수풀 속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평소 식물원수목원의 국제화를 강조해 오셨는데?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해 이쪽 분야에서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다. 세계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가를 항상 지켜보면서 사는 것이 필요치 않을까. 수목원식물원 분야는 더 그렇다. 현재 협회에서는 BGCI(국제식물원보존기구)와 교류를 많이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협회도 전 세계 식물원수목원들과 연결해서 교육이나 환경보전 등과 관련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또 동북아시아식물원네트워크(EABGN)를 만들어 활성화 하는 일에 힘을 쏟아왔다. 사실 국제회의 갈 때마다 우리나라는 상당히 소외돼 있었다. 특히 식물원 분야는 교류가 거의 없었다. 북한을 포함해, 중국·몽골·러시아 등 동아시아그룹과의 교류가 활성화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나라 식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가 성장해 나가는데 상당히 제한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들 나라들과 함께 동북아식물원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과는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에 오가는 것이 쉽지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 나라들과 교류를 통해서 우리의 갈 길을 정하고 세계와 함께 갈 때 의미가 있고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김용식 신임회장

협회의 가드너양성 교육은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최근 우리나라에는 충남 서천에 생물자원관이 이제 만들어졌고, 경북 봉화에 산림청에서 백두대간수목원을 만드는 등 식물원수목원이 많이 조성돼가고 있다. 그 곳에는 수목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필요하겠지만 정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들을 총칭해 가드너라 한다. 우리 협회는 가드너를 양성하는 계획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신구대와 MOU를 맺는 등 우수한 가드너 육성과 저변을 확대하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충남 천리포수목원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가드너를 양성 해왔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가드너의 지속적인 양성은 앞으로 식물원 관리 또는 정원관리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다.

협회의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일반 국민들과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것. 식물원은 관리하는 사람 뿐 만아니라 오는 사람들이 식물원을 어떻게 보고 느끼는가가 중요하다. 요즘 생물 다양성 보존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지 않는가. 식물원은 생물 다양성 보존 최선두에 있는 기관이다. 여기에만 머물 것이 아니고 일반 사회 속으로 들어가서 활동할 때 의미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식물원은 국민들에게 생물자원의 가치와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 쪽에 초점을 두고 활동할 생각이다.

앞으로 정부와의 협력 계획은?
현재까지는 산림청, 환경부의 지원을 주로 받아왔다. 두 기관 뿐 만 아니고 앞으로 식물원수목원이 사회 속에서 자연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맡아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와도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래서 협회는 관계부처의 영역을 더욱 넓혀가려고 하고 있다. 정부부처와의 교류도 활성화하면서 일반 시민 속으로 식물원이 스며들어 간다면 식물을 매개로 인성 교육 등 중요한 역할을 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조경 등 여러 분야와의 협력 방안은?
식물원은 식물학자만이 아니라 생태학자, 조경인, 임업인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곳이다. 또 관계 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와서 일하는 곳이 식물원수목원이다. 결코 영역을 가리고 담을 쌓는 곳이 아니고 서로 장점을 살리고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식물원수목원이다. 우리도 그런 관점에서 식물원수목원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산림분야와 조경분야 등이 여러모로 갈등이 많지 않느냐. 그런 갈등이 현실적인 문제에서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저변에서 협력을 키워나간다면 서로 공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협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부 역량을 키워야한다. 자동차가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마력이 필요하지 않는가. 대국민 서비스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식물원에 와서 뭔가 감흥을 줄거리를 만들어 놔야 하지 않겠나. 이것을 내부 역량이라 표현하고 싶다. 식물원이 가야할 고유의 길이 있다. 그것을 이용해 국민들에게 서비스하는 길이 분명히 있다. 그것을 키우는데 발판을 만들고 싶다.

회원이나 국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식물원이 요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이 분야다. 기다리다보면 좋은 날이 있게 마련, 회원들이 봄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또 식물원수목원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 식물원을 더 가까이 해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면 우리도 용기를 가지고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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