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내 서울시를 도시농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시정개발연구원과 함께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

지난 7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농업 활성화 청책(聽策) 워크숍’에 참가해 노들섬 도시농업공원 조성, 올 상반기 도시농업박람회 개최 등 도시농업에 대한 유례없는 지원의지를 밝혔다. 또한 지난 3일 박 시장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시에서 구입하는 물건이 2조원 정도 되는데 모두 사회적기업에서 구매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9면>

오는 5월 ‘도시농업법’ 시행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돼 온 도시농업은 여러 호재를 등에 업고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연유로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빠진 곳이 있다. 바로 지난 해 4월 19일 도시농업 전문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탄생한 (주)그린플러스연합(대표 백혜숙)이다. 최근 도시농업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중이거나 텃밭 분양 등 도시농업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지자체·기업·시민단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배급한 주머니텃밭을 분양받아 상추를 키웠으나 수확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주머니를 위한 농사 기초정보에서부터 칼슘액비, 쌀뜨물 발효액 등을 이용한 전문적인 병해충 관리, 학교·옥상텃밭 등을 위한 맞춤교육서비스 상담에 이르기까지 그 활동 영역도 넓다.

도시에 사는 시민 누구나 텃밭을 통해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도록 시민 1인당 1m² 도시텃밭 보급, 친환경 도시농업 문화 확산을 꿈꾸고 있는 그린플러스는 ▲서울숲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서울그린트러스트’ ▲친환경유기농업 제품을 생산하는 ‘흙살림’ ▲차세대 핵심환경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에코앤바이오’ ▲도시농업과 비오톱을 연구하는 동국대 환경생태연구실이 연합해 탄생됐다.

현재는 주로 지자체와 연계된 일들이 진행중이다. 그린플러스의 공익적 성격에 더해  지금까지의 도시농업이 관의 주도로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린플러스는 송파구가 오금동에 조성한 솔이텃밭 250구좌의 위탁운영을 맡았다. 솔이텃밭은 참가신청이 시작된지 1분도 안돼 ‘5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도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초보자도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실시된 그린플러스의 유기농법교육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내 10여 곳 이상의 자치구가 도시농업 조례 제정이 추진 중인 것을 감안하면, 지자체의 도시텃밭 발굴·분양사업 관련 그린플러스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폐목재를 활용한 상자텃밭 모듈

그린플러스는 현재 보급되고 있는 이동식 텃밭들을 친환경적 소재로 바꾸기 위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플라스틱(상자텃밭)이나 비닐(주머니 텃밭) 소재가 도시농업 확산시 오히려 환경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단 것. 이에 그린플러스는 최근 폐목을 주재료로 한 텃밭 모듈을 만들어 점차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폐목은 주로 목공단지에서 나오는 자투리 목재나 폐파레트를 활용하게 된다. 목재 가공과정이 필요해 타 모듈 대비 생산단가는 다소 높은 편이나, 제작과정에서 타 사회적 기업 등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폐자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 다른 그린플러스의 주요사업은 교육 분야다. 학교나 보육원 등을 대상으로 한 학교 텃밭교육 프로그램과 가정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옥상·베란다 텃밭 프로그램 등이 운영중이다. 교육신청이 들어오면, ‘친환경 텃밭지도사’가 학교나 기업, 가정 등에 직접 방문, 체계적인 교육서비스를 실시한다.

▲ ‘친환경 텃밭지도사’가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텃밭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그린플러스에서는 친환경 텃밭지도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을 직접 개설, 수료자에게 텃밭지도사로 활동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3기 과정까지 약 70여명의 텃밭지도사가 배출됐으며, 이중 15명 정도가 그린플러스 강사단으로 활동중이다. 올해에도 동국대와 진행중인 스쿨팜 연구 용역 관련 대상 학교당 약 30회 정도의 교육이 잡혀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그린플러스의 궁극적 목표는 더 많은 도시민들이 직접 농작물을 가꾸는 활동을 통해 도시농업이 가진 장점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각만 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누구나 손쉽게 텃밭을 만들고 가꿀 수 있도록 농사에 필수적인 정보를 담은 도시농업 매뉴얼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시기별로 꼭 해야 할 일들을 담은 텃밭 농사달력과 무·배추 기르기, 상자텃밭 이야기, 텃밭 수첩 등이 개발됐다. 그린플러스 홈페이지 문의게시판을 이용, 궁금한 점들을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이밖에도 ‘그린마켓’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기농 토양, 천연 해충 방제재 등 친환경 텃밭 자재 판매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그린플러스 류기식 사업국장은 “도시농업은 도시의 커뮤니티 활성화와 녹지 확보가 가능한 검증된 형태”라고 말한다. 적은 비용으로도 녹화가 가능하고, ‘감상’의 대상이 아닌 ‘참여와 체험’의 대상이기 때문에 조성 후에도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린플러스는 앞으로도 이 같은 도시농업의 혜택을 더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건물 옥상, 장기 유휴지 등의 소유주와 경작을 원하는 시민을 연결하는 서비스 등 참신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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