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간과 풍족한 먹거리는 모든 생물이 원활히 살아가기 위해 추구하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도 넓은 평수의 주택을 원하고 좀 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지 않는가? 이런 욕망은 다른 동물에게도 적용되고, 토양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나무는 더욱더 이런 환경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나무에게 있어 토양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 당 수 백만원이 넘는 도심지에서 나무가 원하는 면적을 갖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다보니 나무에게 만족스럽기는 커녕 오히려 나무에게 시한부 인생을 주는 환경을 만드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간의 무지가 함께 개입되어 그 시한부 인생을 더욱 감소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어 안타깝다.

나무에게 있어 토양은 지지기반인 동시에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는 원천이다. 즉 나무는 토양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토양은 나무에게 영양분과 수분 외에 공기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토양의 3요소인 고상 50%, 액상 20-30%, 기상 20-30%가 가장 적절한 비율이라고 하는 것이다.

고상에서는 양분을 포함하고 있고 액상에서는 수분공급을 해주고 기상은 산소를 공급해 준다. 이렇게 중요한 토양이지만 토양이 복토되거나 공간이 협소할 경우 이러한 기능은 오히려 나무에 해를 주어 나무를 죽게 만들 수도 있다.

도심의 가로수는 복토 또는 심식되어 있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공간도 협소해 나무에 피해를 준다. 사실 이러한 토양의 기능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산소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생물이 산소없이는 살 수 없듯이 나무 뿌리도 산소가 중요한데 복토 또는 심식이 되어 토양이 뿌리를 덮으면 산소부족으로 뿌리가 죽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흙이 덮혀 원뿌리가 죽더라도 부정근에 의해 죽음을 피해가려 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뿌리를 이중근이라고 하는데 이는 부정근 유도가 되고 부정근이 잘 자라면 기본적인 생육을 하게 되면서 더 적응을 하게 되면 그대로 생존하게 된다.

하지만 원뿌리가 산소부족에 의해 고사하고 부정근으로 생육하던 뿌리가 환경이상으로 죽게 되는 경우 그 나무는 완전히 고사하게 된다. 물론 나무가 죽는 원인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3-4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피해에 의해 죽게 되므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주원인으로 이야기 된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 식재할 때부터 최소한의 생육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일단 수관폭 이상의 공간과 오염없는 토양, 그리고 복토나 피복 등이 최소화되는 환경 등은 기본이고 더불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배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모든 환경이 잘 이루어졌을 때 나무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 그림1 한정된 공간에서 생육하는 소나무

 

 

▲ 그림2 최근 포트 형식의 식재가 많이 이루어지는데 주위환경에 맞춰 큰 나무보다는 작은 나무를 식재하는 것이 좋다.

 

 

▲ 그림3 복토에 의해 고사한 느티나무

 

 

 

▲ 그림4 주변과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성토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시간이 경과되면 잎의 왜소화, 가지 고사 증상이 나타난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김철응(월송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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