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의 ‘전국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결과, 산사태·홍수 기반시설 등에 대한 취약성이 점차 심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2100년에 가까워질수록 현재 국한돼있는 취약지역이 전국으로 점차 확산되는 동시에 지역격차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이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보고서는 최근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피해를 막고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코자 연구가 수행됐다. 이를 위해 80여명에 이르는 관·학·연 전문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 된 연구단이 구성, 지난 3년간(2009년~2011년) 과학원이 개발한 CCGIS(Climate Change adaptation toolkit based on GIS:GIS기반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도구)를 바탕으로 전국 232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한 취약성 평가를 실시됐다.

연구는 ▲보건 ▲산림 ▲생태계 ▲물관리 ▲농업 ▲해양/수산 ▲재해 등 총7개 부문 32개 항목을 대상으로 2000년대, 2020년대, 2050년대, 2100년대로 시간적 범위를 설정하고, 시간대별 각 지자체의 상대적 취약정도와 우선순위 취약부문을 도출했다. 아울러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지도화 작업도 병행됐다.

부문별 취약성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산림부문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의 증가로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가장 취약성이 높고 경북도, 전남도가 그 뒤를 이었다. 2020년까지 현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던 지역별 산사태 취약도는 2050년 이후 점차 확대돼 2100년에는 충남 북부 지역과 전북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높은 취약성을 나타냈다.

산불에 대한 취약성 또한 일부지역을 제외한 산림에서 모두 높게 나타나 산림재해를 고려한 적응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잇따른 홍수피해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물관리 부문은 분석 결과, 홍수시 치수 취약성과 수질․수생태 취약성이 미래로 갈수록 커질 뿐만 아니라 지역편차 또한 큰 것으로 관측됐다. 치수 취약성은 강원 영서지방과 전북 임실군, 순창군 등을 중심으로, 수질 및 수생태 취약성은 해안 인접지역인 서해안과 남동해안 인근지역, 제주도의 취약성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부문의 홍수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역시 취약지역이 2050년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 경기도 북부지역, 제주도 등이 현재 상대적으로 취약성이 높은 지역에 속했다.

▲ 홍수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지도. 2050년에 가까워질수록 전국적으로 취약지역이 확대되고 취약성 또한 심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기후노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생태계 부문에선 제주도, 전북도 일부지역, 청남도 일부지역이 수목 생장 및 분포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다. 곤충은 경기도 일부지역이, 보전구역 관리 항목은 강원도가 가장 취약성이 높았다. 생태계 부문의 모든 항목들 모두 현재는 지역격차가 작은 편이나 2100년에 가까워질수록 지역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광역 시도별 취약도는(32개 항목별 취약순위가 1~3위인 경우 취약한 것으로 간주) 제주도가 전체 32개 항목 중 19개 항목이 취약 항목으로 분류돼 전반적인 기후변화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 16개 항목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나머지 시․도는 10개 미만의 취약 항목을 보였다. 특히 충북도는 1~3위 안에 드는 취약항목이 하나도 없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양호한 결과를 나타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기후변화 취약성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가 각 부문에 있어 향후 적응계획을 수립 시 우선순위 취약부문을 결정하기 위한 정책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에 발표된 취약성 조사 보고서와 함께 연구 도구로 사용된 CCGIS(GIS기반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도구)‘를 개선·보완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도구(프로그램)’를 배포할 예정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본 평가도구를 이용하여 취약성지도를 직접 작성할 수 있으며, 필요시 지역별로 보유하고 있는 상세자료를 반영함으로써 취약성지도에 지역 특성을 추가 반영할 수 있다.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대상 항목

부 문

항목수

평가대상 항목

보건

9

홍수에 의한 건강 취약성

태풍에 의한 건강 취약성

폭염에 의한 건강 취약성

한파에 의한 건강 취약성

오존농도 상승에 의한 건강 취약성

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취약성

기타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건강 취약성

곤충 및 설치류에 의한 전염병 건강 취약성

수인성 매개 질환에 대한 건강 취약성

산림

7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 취약성

산사태에 의한 임도의 취약성

산불에 대한 취약성

병해충에 의한 소나무의 취약성

소나무와 송이버섯의 취약성

산림생산성의 취약성

가뭄에 의한 산림식생의 취약성

생태계

3

수목 생장과 분포의 취약성

곤충의 취약성

보전구역 관리의 취약성

물관리

3

치수에 대한 취약성

이수에 대한 취약성

수질․수생태에 대한 취약성

농업

5

농경지 토양침식의 취약성

재배·사육시설 붕괴의 취약성

벼 생산성의 취약성

사과 생산성의 취약성

가축 생산성의 취약성

해양/수산(양식)

1

수온변화에 따른 수산업(양식업)의 취약성

재해(기반시설)

4

홍수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폭염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폭설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해수면 상승에 대한 기반시설 취약성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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