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잔디가 좋다는 것엔 모두 수긍하면서도 정작 보급이 안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유지관리에 대한 고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잔디관리를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이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서죠. 잔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생명력이 강하고 대나무에 버금가는 산소발생량을 자랑하는 유익한 식물입니다. 사용자들이 약간씩만 책임의식을 갖고 관리에 동참해준다면 잔디가 일상생활화되는 것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권성호 신임 한국잔디관리사업단장

2010년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며 국내 잔디관리의 공익조직으로 인정받은 바 있는 (사)한국잔디관리사업단이 지난 달 이사회를 열고 후임 사업단장으로 권성호 (주)비엔비케이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권 대표는 제2대 단장으로서 앞으로 2년 동안 사업단을 이끌게 됐다. 

한국잔디관리사업단이 발족된 것은 지난 2009년 초. 그 전해인 2008년 서울시는 시내 초·중·고교 10곳에 잔디운동장을 조성했고 이에 따라 잔디 시공과 관리를 총괄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기관이 요구됐다. 하지만 그 당시 국내 업계 사정은 잔디 시공업체만 넘쳐날 뿐 체계적인 잔디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 업체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결국 (사)한국잔디협회는 학교 운동장 및 공공시설의 잔디관리를 위해 잔디협회 회원사 중 우량 업체 5개사(동성그린, 비엔비케이, 블루비즈, 지엘엠, 엘그린)를 모아 컨소시엄을 형성했고, 사단법인으로 승격과정을 거쳐 현재의 잔디관리사업단이 탄생됐다.

잔디운동장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관리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권성호 단장을 만나 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는 학교 잔디운동장 사업 2년에 대한 평가와 사업단의 미래를 들어봤다.

신임 단장으로서 소감은?
좋은 취지로 탄생된 조직을 좀 더 체계적으로 키워보라는 뜻이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잔디가 일상생활과 유리된 느낌이다. 외국은 잔디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반면 우리는 공원 등 특정 장소에 가야만 잔디를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잔디가 아파요’ 이런 안내판을 붙이고 이용규제만 하는 방식보다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잔디를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 잔디의 장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홍보와 잔디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싶다.

학교 잔디운동장사업 현황은?
현재 서울시내 초등학교 2개소, 중학교 3개소, 고등학교 2개소 등 총 7개소(내발산초등, 안암초등, 인수중, 언남중, 동신중, 구현고, 대진여고) 의 잔디운동장을 관리중이다. 잔디관리는 보통 관수, 보비, 깎기, 약제 살포, 잡초 방제, 보식작업 등으로 진행되며, 관리 내용에 비해 관리비용이 부족해 현재비용에 관리수준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로사항은?
현재의 잔디운동장 보급사업은 관리 전과정을 관리자에게 일임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역할분담을 모두 관리사에 맡기다 보면 잔디운동장 보급사업은 분명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이 따로’인 것처럼 관리자 따로, 사용자 따로, 비용 지불자 따로인 이 상황은 유지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비합리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수시관리가 필요한 부분들은 일반인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해낼 수 있는 부분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사업 비용절감과 확대 측면에서도 잔디를 깎는 작업이나 관수작업 등은 학교 관계자나 학생, 이용주민 등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대형 장비나 기술적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들은 전문 관리사가 수행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이 안돼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교 관계자, 구청 관계자, 이용시민들도 잔디운동장이 잘 운영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겠다는 목적에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그 실행방법론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져 세부화·구체화시키는 작업이 요구된다.

향후 운영계획은?
국민소득이 어느 수준에 오르면 조경산업이 확대된다고 한다. 하지만 조경에 잔디가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천연잔디 보급 상황은 열악하다.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잔디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량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어렵게만 생각하는 관리에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료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할 것이다.

 

또 좋은 조건의 잔디운동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수적인데 지금까지는 이런 인식들이 많이 부족하다. 관리책임에 대한 의식 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각 학교들을 돌면서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설득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학교 운동장에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유해성 평가를 거친 약들이고 반감기가 있지만 소량이라도 결국은 몸에 축적되기 때문에 안쓰는 것이 최선이다. 적기관리를 통해 뿌리의 근량과 모체를 튼튼히 해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방침이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