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재촉한다. 토끼에게 방 빼라고!
금년에는 수많은 일이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한국조경신문의 객원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기고하였던 글을 다시 정리하면서 1년을 회고한다.

<1> 공공기관의 역할
과거보다 조경의 업무영역이 많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현실에서의 어려움은 크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때, 조경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조경영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 안정적 발주 물량공급, 제도와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노력과 역할을 통해 조경분야가 학문적, 기술적으로 발전할 것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2> 감성과 이야기를 전해주는 스토리텔링
필자는 스토리텔링은 공학과 문학의 만남이라고 하고 싶다. 공학만으로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공학과 문학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 지고 이것이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즉 지역에 잠재되어 있는 자연환경, 인문·사회환경 등을 이용하여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흥미롭게 구성함은 물론, 그 속에 담긴 꿈과 감성도 함께 전달하여 공원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3>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공원을 경영하자
우리는 그간 생각해 온 유지관리와 운영의 틀을 벗어나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으로의 공원 경영을 이끌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람이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듯이, 공원도 만들어진 공간에 대하여 각 공간에 대한 목적, 방향성을 가지고 그 안에 잠재된 가치를 끌어올리고,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 공간을 진화시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우리 조경인들이 앞장서서 이끌어나가야 한다.
공원 경영을 통해, 공원이 우리시대의 문화아이콘으로 발돋움 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4> 하천에서 조경공사 하자에 대한 제도가 개선돼야
하천에서의 조경공사는 친수·문화 활동공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조경의 영역은 양적·질적으로 중요한 공정으로 대두됐다.
그러나 하천에서의 공사는 일반지역 공사하자와 달리 집중강우와 강풍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시공자와 발주자의 책임과 무관하게 공사한 것이 멸실되거나 훼손되어 막대한 손해가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하천의 특성을 반영한 조경공사에 대한 하자책임기준이 명확하지 못하여 발주자와 시공자간에 많은 시비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등 여러 협회가 공동으로 조경공사 하자 이행기준 및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합리적으로 제도가 개선되어 발주자와 시공자 모두가 만족하는 제도를 기대하여 본다.

<5> 비움의 미학 - 조경가의 소고
하얀 종이에 먹이 한 방울 떨어진다. 능숙한 붓질로 선이 그려지면 난이 살아나며 묵향이 방안에 가득하다. 수묵화에서 여백은 비움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가장 뚜렷이 나타낸다.
조경분야에서 몸담고 살아온 25년을 되돌아보니 나 역시 주어진 공간을 채우려고만 한 게 아닌가 하는 소회가 든다. 동선을 만들고, 풀과 나무를 심고, 시설물을 배치하면서 무엇인가를 더 넣고 계획하여야 내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4대강 주변 수변생태경관을 조성하면서 내가 채우려 하지 않고 자연이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공간을 비워두고 자연의 힘을 빌어 채워가는 것도 조경가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2012년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면서 지나온 2011년을 잠시 뒤돌아보았다.
너무나 부족함이 많았고 아쉬움이 많았던 해였다.
그리고 감사하다.
부족한 필자를 믿고 따라준 k-water 동료 여러분!

류지훈(한국수자원공사 환경생태팀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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