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분야의 대표적인 전시회이자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여겨져왔던 ‘공공디자인엑스포’가 올해는 ‘공공디자인전시회’로 명칭을 바꾸고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한 가지 타이틀로만 진행돼 왔던 이전까지의 ‘공공디자인엑스포’와는 달리 도시 관련 종합전시회인 ‘그린시티위크’ 4개 전시 중 하나의 행사로 열리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회가 기존과 다른 명칭으로, 그것도 단독 행사가 아닌 다른 전시와 통합 개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2007년부터 공공디자인엑스포를 주최했던 문화체육관광부가 행사 주최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문광부 관계자에 의하면 “2007년 문광부가 처음 행사를 개최했을 당시에는 공공디자인에 대한 국민 인식이 부족하던 때였기에 공공디자인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디자인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공공디자인엑스포를 개최했던 것”이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문광부 관계자는 “그러나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는 공공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널리 공유돼 있고 그 결과 많은 지자체와 단체들도 공공디자인 관련 전시회와 공모전 등을 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정부가 직접 나서 행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대신 전시를 후원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올해 ‘공공디자인전시회’는 그동안 네 차례 엑스포를 주관해 온 국내 최대 전시기획 전문회사인 코엑스가 자체적으로 행사를 열게 된 것이다. 주최자가 바뀜에 따라 행사명도 ‘엑스포’에서 ‘전시회’로 변경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행사 명칭 변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시규모는 이전에 행해졌던 행사들에 비해 축소됐다. 그러나 행사 규모를 따지기에 앞서 공공디자인 분야의 대표 박람회에 대한 ‘정체성의 부재’는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문광부가 주최해 오던 지난 4년간의 엑스포를 살펴보면, 해마다 주최자가 바뀌고 주관기관 또한 해마다 변경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공공디자인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새로운 시도를 반복함으로써 박람회 콘셉트와 퀄리티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게 된 배경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2010 공공디자인엑스포’는 전시회의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공예트렌드페어, 한국스타일박람회 등과 함께 통합 개최했다. 공공디자인은 공공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접 분야와의 통섭이 필요한데, 오히려 스스로 ‘디자인’ 범주로 들어가버리는 형국이 되면서 공공디자인엑스포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올해는 문광부주 주최마저 중단하면서 기존 공공디자인엑스포에서 진행됐던 심포지엄이나, 공공디자인 개선에 기여한 공공기관·기업·개인을 시상하는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등의 행사들이 이번 전시회와 연계되지 못하고 분리 추진되면서 방향을 잃게 됐다.

더욱이 우려되는 점은 올해 처음 개최되는 ‘그린시티위크’의 지속성이다. 행사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그나마 붙들고 있는 공공디자인전시회의 명맥마저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엑스 관계자는 “그린시티위크가 내년에도 개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할 수 없으며, 올해 행사 결과에 따라서 추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디자인전시회 연도별 변천사

명칭

일시

장소

주최

주관

조직위원장

슬로건

비고

2007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10.17
-10.20

코엑스
3층
컨벤션홀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엑스포 조직위원회

(사)한국공공디자인학회
국회공공디자인문화포럼
(주)코엑스

박찬숙 전 국회의원
권영걸 공공디자인학회장

소통의 문화·우리들의 공간, 디자인으로 걷다

문광부, 공공디자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처음 개최

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10.28
-11.1

코엑스
3층
대서양홀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엑스포 조직위원회
중앙일보

디자인코리아국회포럼
(주)코엑스

유인촌 전 문광부장관
남경필 국회의원

아름다운 공간, 따뜻한 도시-공간의 재생과 친환경디자인

남경필 의원이 이끄는 디자인코리아국회포럼이 공동주관

2009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11.5
-11.9

코엑스
3층
대서양홀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엑스포 조직위원회
(주)코엑스

한도룡 교수

공공디자인으로 실천하는 녹색성장

문광부 단독 주최로 전환
공공디자인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코엑스와 공동 주관함

2010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

12.15
-12.19

코엑스
1층
B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코엑스

장동련 교수

다함께 살피고 살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안전디자인을 표방하는 행정안전부와 공동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공동 주관
공예트랜드페어·한국스타일박람회와 통합 개최

공공디자인전시회2011 +
차세대 공공·환경시설 산업전

10.27
-10.30

코엑스
1층
A,B홀
중 일부

(주)코엑스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

-

-

문광부·행안부 주최 중단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 중단
코엑스와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과 '차세대 공공·환경시설 산업전'을 동시행사로 개최
'공공디자인전시회'로 명칭 변경
'그린시티위크' 행사의 4개 전시회에 통합됨
공공디자인 대상이 별도 행사로 분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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