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탄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조경가 김경윤(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동탄 신도시 대표공원으로 자리 잡았는데?
센트럴파크가 시민들이 즐겨찾는 동탄의 대표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설계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공원은 조경가들이 설계하는 대표적인 시설이며, 공원의 주인은 지방자치단체나 시행자 또는 설계자가 아닌 공원을 방문하는 이용자의 것이라는 점에서 동탄 센트럴파크는 진정한 주인을 만나서 빛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공원 설계시 설계자의 입장에서 뿐만이 아닌 공원 이용자의 입장에서 즐겨 찾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조성될 신도시에도 공원이나 광장, 보행자도로 및 각종 녹지 등 오픈스페이스를 내포하기 마련인데, 신도시를 상징하는 중앙공원 또는 거점공원들은 설계가들이 더욱 애정을 갖고 설계해 도시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대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경가 김경윤의 색깔을 얼마만큼 표현했나?
개인적인 작품이기 보다는 우리 한림조경 조직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설계조직이 일정규모를 넘게 되면 아뜰리에 타입을 넘어 조직의 협업에 의해 작품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최종안이 결정되기까지는 다양한 대안들이 구상됐었다. 기존 1기 신도시들과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했고, 동탄신도시가 계획될 시기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던 시기이기 때문에 발주처인 당시 한국토지공사에서도 토지분양률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었던 터라 여러 가지 특화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작품 속에 한림의 색깔은 발주처의 의지나 공원관리 주체의 의식수준과도 관계될 수 있다. 원색은 무채색의 혼합 정도에 따라 채도가 떨어지듯이 채도로 표현한다면 80%정도라고 생각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적 맥락을 살리면서 장소성을 독창적으로 구현하여, 이용자들이 오래도록 매력을 느끼고 다시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평가는 이용자들의 몫이다.

동탄 센트럴파크의 기본 콘셉트는?
화성시는 정약용이 거중기를 이용해 화성을 축조한 역사성을 가진 도시이며, 공원 대상지 주변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산업단지가 분포되어 미래에 대한 첨단이미지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신도시의 동서축이 반석산과 귀봉산에 의해 산림·녹지로 연결되어 자연환경이 우수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거의 역사성과 현재의 자연환경 그리고 미래 산업의 이미지를 선형에 따라 시간적 흐름으로 표현한 것이 기본적인 콘셉트이다. 동탄 센트럴파크는 신도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규모 녹지축으로 규모는 평균 폭원 200m, 연장 2.6㎞에 달한다. 특히 주변 상업시설 지하공간을 지상화하여 상업시설과 공원이 무장애로 연결되는 썬큰공원 형식을 취했으며, 그 안에 첨단 이미지를 표현한 디지털 공원조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동탄 센트럴파크가 지닌 의미와 가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공원이 도시의 중앙에 입지해야 하는 핵심적 도시기반시설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센트럴파크는 국내 최초로 대규모 녹지축이 신도시 중심을 관통해 조성됐으며, 특히 도시경관 형성 측면과 시민의 환경복지 실현 차원은 물론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William H. Whyte가 ‘The Last Landscape’에서 주장한 선형공원의 효용성을 대변하는데, 주변 토지이용이 상업업무 용지일 경우 파급효과가 지대하다는 부분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 동탄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조경가 김경윤.

특히 애착이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동탄의 현재와 미래 이미지를 반영한 체육공원과 썬큰공원을 들 수 있다.
우선 썬큰공원은 주변 상업시설의 지하공간과 공원 부지를 직접 연결시킨 국내 최초의 사례이다. 썬큰공원에는 다양한 수경시설과 조경시설을 설치해 이용자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도심의 야경과 어우러져 저녁 시간에도 도심의 보행몰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탄의 현재를 반영한 체육공원은 센트럴파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당초 기본설계 시에는 국궁장으로 기본방향이 설정됐다가 최종적으로 대중적인 체육시설을 도입해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운동기능은 물론 집회기능도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했다. 특히 체육공원에는 국내 신도시 내부에 처음으로 도입한 파크골프장을 비롯해, 잔디축구장, 게이트볼, X게임장, 테니스장 등을 설치했다.

계획·설계시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나?
한정된 공간에 화성 동탄의 정체성 구현을 위해 여러 가지 요소들을 도입하고 주변 토지이용과 연계하는 과정 전체가 쉽지 않았다. 특히, 설계 진행과정에서 도시계획이나 토목분야의 예상치 못한 토지이용과 부지의 계획고 변경 등으로 장시간 진행한 설계안이 일순간 사장되어 그간의 노력이 헛된 일이 되어버린 부분이 아쉬운 점이다. 특히 썬큰공원 부지의 개발시점과 대상지에 연접한 상업용지 및 복합단지의 착공시기와의 개발시차 극복이란 점이 어려웠다. 그나마 썬큰공원과 연접대지의 표고차가 발생되어 레벨 극복방안 때문에 곤란한 점이 있었지만, 핵심적인 구역인 메타폴리스와 접하는 공간의 건설시기가 공원 조성시기와 차이가 크지 않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또 부지의 50%이상이 보전형 공원이기 때문에 가용지 위주로 설계하다보니 동서녹지축과 남북녹지축의 연결이 다소 원활하지 못하고 불균형이 발생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동 시대 넘어 차세대 시대정신까지 담아내고, 개발과 보전이 조화되도록 노력하면서 예술적 가치 높일 수 있는 설계를 지향하겠다. 스토리텔링에 충실할 수 있는 로렌스 핼프린의 ‘The FDR Memorial’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향후 동탄 센트럴파크의 비전은?
분당의 중앙공원, 일산의 호수공원이 지역의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시의 대표적 오픈스페이스로 자리매김 했듯이 동탄의 센트럴파크도 도시의 대표적인 오픈스페이스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동탄의 센트럴파크는 기존의 신도시 조성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여러 가지 기법들이 시도됐다. 도시 중앙을 관통하는 선형의 공원을 조성했다는 점과 공원이용 활성화를 위해서 연접된 상업시설 지하공간과 일체화시킨 썬큰공원에서 동탄 센트럴파크만의 비전을 찾을 수 있다. 앞으로 조성될 신도시에도 이와 같은 여러가지 설계기법의 도입으로 도시민들이 보다 더 풍부한 자연을 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경가 김경윤의 꿈과 작품 방향은?
시대적 맥락에서는 동 시대의 시대정신 구현을 넘어 차세대 시대정신까지 통찰하여 담아내고, 지역적 맥락에서는 대상지 고유의 인문사회적, 자연환경적 특성이 잘 투영되도록 할 것이다. 또 환경친화적 맥락에서 개발과 보전이 잘 조화되도록 하며, 예술적 맥락에서 보편성 및 독창성 간의 균형감각을 염두에 두고 조형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설계를 지향할 것이다. 흔히 대규모 단지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디테일이 간과되기 쉬운데, 가급적 디테일이 돋보이고 조형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에 충실할 수 있는 로렌스 핼프린의 ‘The FDR Memorial’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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