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아름다운 단풍들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느림의 미학’, ‘걷기 열풍’이 불어오며 많은 지자체들에서 다양한 길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강추! 우리 고장 가을 길’을 테마로 10월에 가 볼만한 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메타세콰이어 단풍길에 빠지다

▲  메타세콰이어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공사가 선정한 첫 번째 장소는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이곳은 수종이 다양하면서도 특히 메타세콰이어 숲이 울창하게 형성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장태산휴양림의 메타세콰이어는 정문을 지나면서부터 듬직한 모습을 드러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리저리 뒤틀림 없이 그저 하늘로만 곧게 뻗어올라간 수형, 위아래로 긴 삼각형 형태를 이룬 나뭇가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 군집을 이뤄 숲에 고요함을 선사해 다른 휴양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를 제공한다.

▲ 나무 중간쯤 높이에 목재데크를 설치한 ‘숲체험 스카이웨이’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휴양림을 찾은 여행객들은 관리사무소 앞에서부터 ‘숲체험 스카이웨이’라는 독특한 시설을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웨이는 메타세콰이어의 키가 크다 보니 나무 중간쯤 높이에 목재데크를 설치한 길이다.

하늘 길을 따라가면서 여행자들은 곳곳에 붙은 안내판을 통해 숲에 대해 재미있게 공부를 하게 된다. ‘솎아베기와 가지치기의 효과’, ‘항암제를 만드는 식물공장’, ‘가을엔 왜 단풍이 들까’ 등의 안내문을 읽는 재미가 발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스카이웨이는 스카이타워로 이어진다. 달팽이관처럼 빙글빙글 도는 데크길을 따라 올라 정상에 서면 장태산휴양림 주변 산들이 가깝게 다가오고 바람 또한 시원하기 짝이 없다. 키 큰 메타세콰이어들도 발 아래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듯 느껴진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숲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숲해설가와 함께 다니면서 숲의 가치와 혜택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 주중에는 유치원생, 청소년 및 성인 단체를 대상으로 두 시간에 걸쳐 숲해설 및 체험놀이가 이뤄지기도 한다. (문의:장태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42-585-8061~2)

가을 담은 바닷길 걷다
▲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방치된 길을 되찾아 만든 ‘변산마실길’에서는 가을바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두 번째 선정장소는 ‘변산 마실길’.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을 따라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변산 마실길은 이곳에 새로운 명소다.

총 길이 66km 4구간 8코스로 나눠진 이 길은 국립공원 지역답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길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사용하다 방치된 길을 되찾아 만들었고, 숲에서 간벌해 버려지는 나무를 가져와 푯말을 만들고 길을 보수하는 재료로 사용했다.

변산 마실길 중 가장 오래된 길인 1구간 1코스는 바닷길을 걷는다. 그런데 발이 푹푹 빠지는 다른 해변과 달리 이곳의 모래는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아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밀물 때는 바닷물이 가득 차올라 이 길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물때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또 여행자들은 마실길을 걸으며 솔숲이 아름답고, 갯벌체험장으로 이름난 고사포해수욕장을 비롯해 기암절벽과 코스모스도 만끽할 수 있다.

▲ 변산 마실길을 걸으며 만나는 코스모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부안군은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현재의 변산 마실길 이외에 변산반도의 속살을 보여줄 수 있는 내륙길도 만들고 있다. 2012년에 완성될 내륙길은 바닷길에서 출발해 내륙의 명소를 돌아보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연결형 코스와 내육의 산을 넘어가는 등반형 코스로, 이 길이 완성되면 변산 마실길의 총 길이는 약 200km에 달하게 된다. (문의: 부안군청 환경녹지과 063-580-4382)

관광공사는 이밖에도 ▲대구 동구 팔공산 올레길 ▲강원 양양군 구룡령길 ▲경북 상주시 낙동강길 ▲강원 춘천시 물레길 등도 함께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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