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아래서 뭐하세요?”
경기 의왕시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거리. 고가도로 하부공간에 있는 이 길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심지어 교각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이들까지 있다.
보통 고가다리 아래는 어둡고 음침하다는 느낌 때문에 인적이 드문 것이 보통의 현실. 그러나 이곳은 달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시에 따르면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거리도 다리 아래 위치한 다른 거리들과 마찬가지로 고가도로 하부공간에 위치해 있어 대학생 뿐 아니라 인근의 유치원, 초중학교 학생 및 시민들이 항시 어두운 여건 속에서 통행하는 불편이 있어왔다.
시는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계원대학로 고가도로 하부 공공디자인 개선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길이 386m, 폭 56m 구역을 네 개의 블록으로 구분, 각 구간별로 테마를 정해 ‘예술문화거리’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시는 ▲걷고 싶은 거리 ▲포켓 파크 ▲머무르고 싶은 그린 분수광장 ▲녹색 장터 등으로 각각의 블록의 콘셉트를 설정했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혼잡하고 지저분한 보도는 정리해 밝고 자연친화적인 거리로 조성했으며, 기존 상가 난간에 난간대와 화분·조명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가로시설의 형태 및 색채, 육교시설 조명, 교각막이 디자인, 통합 표지판의 형태, 가로등 교체, 보도블록 패턴 변화, 상가변에 데크 조성 등의 사업들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그뿐만 아니다. 시는 주민참여미술을 통해 교각 7개소를 꾸몄다. 갈뫼유치원 외 2개 유치원 연합, 갈뫼초등학교, 갈뫼중학교, 계원디자인예술대학, 내손1동 주민자치회 채담회, 의왕여성미술인회, 한국미술협회의왕지부 총 7개 팀이 참여해 가을이야기, 자연보호, 모락산성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그래픽 모자이크 타일로 승화시킨 것이다.
특히 갈뫼중학교 학생들의 그림들은 나비 모양 형태로 구성됐는데, 이 그림이 설치된 교각은 인기 만점이다. 교각을 배경으로 선 사람들은 마치 나비 모양이 모자이크 타일이 자신의 날개인냥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는 것.
시 관계자는 “통행에 불편을 제공했던 장소가 공공디자인 사업을 통해 안전하고 편안하며,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 됐다”며 “많은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활기찬 거리로 변했다”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도 이 거리에서 시민참여를 위한 다양한 행사 및 참여사업을 개최해 더욱더 활기 넘치는 거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거리는 올해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에서 특별부문 대상으로 선정돼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