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낮에는 햇살이 따갑지만 아침저녁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과 높아진 하늘이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가을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단풍이 들고, 낙엽이지는 시기는 아닌데 벚나무가로수들이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고 있다.

수목의 잎은 병이나 해충의 피해를 받으면 조기 낙엽현상이 일어나는데, 벚나무에서 조기낙엽현상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해충은 갈색무늬구멍병, 세균성구멍병 그리고 벚나무응애를 들 수 있다.

갈색무늬구멍병은 전국 벚나무식재지에서 많이 발생하는 병이다. 병징은 5~6월경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8월경에 피해가 급격히 심해진다. 피해는 수관의 아래 잎에서 발생되어 차츰 상층부로 진행되는데, 초기의 병징은 잎에 갈색의 작은 원형 반점이 생기며 점차 확대되어 둥근 갈색반점으로 변한다. 갈색반점은 건전부와 이병부와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점차 병반부위가 떨어져 원형의 구멍이 생겨서 구멍병이라고 명명되어었다. 병반의 크기는 1~5㎜로 한 잎에서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리기도 하며 2~3개가 합쳐져 큰 구멍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조기낙엽현상이 나타나서 잎이 무성한 시기에도 수관상층부와 측지의 늦게 나오는 잎만 남아 있고 모두 낙엽되며, 심하면 다음해 개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같은 피해가 반복되면 고사지가 발생되고 조경수로서의 가치가 상실된다.

세균성구멍병 역시 갈색반점이 생기다가 병반부위가 떨어져나가 구멍을 형성하는 병으로 갈색무늬구멍병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세균성구멍병은 이병부와 건전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병반의 진전이 물이 흡수되는 듯한 수침상의 작은 병반이 나타나고, 병반이 탈락되어서 나타나는 구멍도 불규칙한 원형이 대부분이다. 또한 갈색무늬구멍병은 병반위에서 분생포자, 자낭각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갈색무늬구멍병의 병원균은 병든 잎에서 월동하여 다음해 봄에 1차 전염원이되므로, 병든 낙엽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제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4~5월경 병원포자가 벚나무의 잎에 날아가 감염을 시키므로 이시기에 유기 유황제를 2~3회 살포하여 피해를 예방한다. 세균성구멍병은 갈색무늬구멍병과 같은시기에 비슷한 증상으로 피해를 주지만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세균이므로 방제약제는 살균제가 아니 스트렙토마이신 같은 항생제 계통의 약제를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벚나무에는 여러 가지 응애류가 피해를 주지만 그 중에서도 벚나무응애가 특히 많은 피해를 준다. 벚나무응애는 성충태로 나무껍질 틈에서 집단적으로 월동하는데, 4월 중순부터 잎으로 이동하여 피해를 주어 7~8월경에 대규모로 발생되어 많은 피해를 준다. 초기에는 잎의 중앙부가 회백색으로 탈색되는 듯한 피해증상이 나타나다가 피해가 진전됨에 따라 잎 전체가 회백색으로 변하며 조기낙엽현상이 발생한다. 피해가 심할 경우 주맥부근에 엷은 거미줄 같은 것을 치고 그 속에서 군서하는 응애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응애가 아주 작은 해충이므로 잘 보이지 않을 경우 흰종이 위에 벚나무잎을 털어서 보거나 문질러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잎에 나타나는 피해 증상이 방패벌레와 구별이 쉽지 않으나 방패벌레의 경우 응애보다 커고, 벌레똥이 있어 잎 뒷면이 지저분하게 되어 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다.

벚나무응애의 방제법은 살충제가 아닌 펜피록시메이트, 페나자퀸 등 살비제 종류의 농약을 살포해야한다. 일반적으로 4~5월경에는 응애의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데, 대규모로 피해가 발생한 후에 약제를 살포하면 방제효과가 떨어지므로, 발생초기에 방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제 시에는 7~10일간격으로 3회이상 살포한다. 또한 응애는 1년에 5~6회이상 산란하고, 알, 약충, 성충의 모든 태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쉽게 발생하므로 한가지성분의 농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 갈색무늬구멍병에 걸린 벚나무가로수 : 8월임에도 불구하고 잎이 노랗게 변하고 낙엽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 갈색무늬구멍병에 걸린 잎의 확대 : 초기에는 작은 갈색반점이 생기다가 점차 확대되고, 병반부위가 탈락하여 구멍이 생기고, 잎은 노란색으로 단풍이 든다.
▲ 벚나무응애의 피해 : 벚나무응애의 피해로 잎이 조기낙엽된 상황
▲ 벚나무응애 초기 피해증상 : 잎의 중앙부가 회백색으로 탈색돼 영양결핍 증상과 피해가 비슷하게 나타난다.
▲ 벚나무응애 후기 피해증상 : 잎 전체가 회백색으로 변하여 낙엽된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이태선(솔뫼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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