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번씩 열리는 독일정원박람회인 ‘BUGA(Bundesgartenschau)’는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도시의 재생이라는 명제 아래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올해는 라인강과 모젤강이 합류하는 독일의 중부지방 도시인 KOBLENZE에서 4월 15일부터 10월16일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코블렌쯔가 변화하고 있다’는 슬로건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날은 비가 내리는 화요일이어서, 비교적 한산하리라는 생각은 도착 후 몰려드는 입장객들로 놀라움으로 변하였다.

전체 면적은 48ha에 이르고 중요한 지역만 해도 30ha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을 자랑하고 있는 전시장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라인강을 중심으로 옛 고성이 있던 언덕에 조성된 메인전시장인 Ehrenbreitstein과 구도시의 선제후 성이 있는 지역과 모젤강 합류지역인 Blumenhof.am Deutschen Eck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지역은 케이블카와 강변 프로미나드로 연결되고 있다.

20유로에 달하는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을 관람하는 내내 이 작은 도시까지 수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 이 행사가 지닌 깊이를 느끼게 되었다. 대부분 관람객들은 은퇴한 후의 노년층들로 이루어져 있어 노년화가 가속되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게 느껴졌다.

BUGA로 대표되는 독일의 정원박람회들은, 단순히 일회성이나 실내전시회로 끝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조경이나 정원 혹은 꽃박람회라는 관련 행사들을 재조명하게 한다. 이는 단순한 박람회나 전람회가 아닌 행사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그 지역에 존재하는 도시재생 또는 도시미화의 일련된 작업들로서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에 경기도 시흥시에서 시작되었던 ‘제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작은 희망을 볼수 있었지만,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성패가 가름되지 않을까 싶다.

같은 해에는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10년마다 열리는 ‘IGA2013’이 열릴 예정이며, 지금 중국의 서안에서는 대규모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데, 이곳에도 사상 유래없는 규모와 관람객이 몰리고 있어 성공리에 마친 올림픽과 2010상해엑스포에서 비롯된 그들의 자신감이 한껏 베어있다.

내년 말이면 대통령 선거가 있기에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준비 없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는 없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 이상 국토개발을 기치로 내세울 가치도 없기에 현 정부는 4대강에 눈을 돌린 것이 아닌가 한다. 이마저 끝나면 어떤 개발가치가 나타날지는 모르나, 녹색성장시대에 걸맞는 정책이 나와야할 것이다.

낙후된 도시를 재생하여 전 국토를 새로운 녹색 패러다임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독일정원박람회 같은 방식을 적극 도입하도록 심도 있는 정책을 개발하여 정부에 적극 수용토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앞장서야할 것이다. 

황용득 동인조경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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