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박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Alangium platanifolium이다. 박쥐나무과에는 박쥐나무속 1속만 있는데 학자에 따라서는 이 속을 별도의 박쥐나무과로 독립시키는 대신 층층나무과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 박쥐나무 꽃.

 

이 속의 식물은 서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동아시아와 동남아, 호주, 서태평양 제도 등이 분포지로 전 세계적으로 30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박쥐나무 1종이 자란다.

종명 platanifolium은 플라타너스 잎을 닮았다는 뜻으로 잎이 크고 얕게 갈라지는데 중국에서는 마치 오이 잎과 비슷한 잎을 가진 나무라 하여 과목(瓜木)이라 부르며 일본 이름도 ‘오이 잎의 나무’라는 의미의 ‘우리노키’이다.

높이가 2~3m 정도까지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줄기는 곧게 자라며 뿌리목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생긴다. 톱니가 없는 잎은 길이와 너비가 8~18cm로 윗부분이 갈라지며 갈라진 잎은 삼각형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자루는 길이 2~10cm로 짧은 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양성화로 잎겨드랑이에서 나는 취산화서에 1~4개씩 달리며 작은 꽃자루는 분지하며 환절이 있고 꽃잎은 선형으로 8개인데 뒤로 말린다. 수술은 12개로 황색이고 1개의 암술과 함께 길게 돌출한다.

 

▲ 박쥐나무 열매.

 

열매는 핵과로 난상 원형이고 길이 6~8mm이며 6~7월에 벽색으로 익는다.

자생지
전국의 산지에 자라는데 대개 숲 가장자리의 바위 아래, 전석지 등에서 자생한다. 우리나라 외에 일본, 중국에도 분포한다.

관상 포인트
꽃은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취산화서로 몇 개가 모여 핀다. 꽃잎은 흰색으로 길이 25mm 정도인데 꽃이 피면 뒤로 도르르 말리며 길게 돌출하는 황색의 수술과 대비되어 독특한 모양을 이루며 아름답다. 열매는 둥글고 직경 6~8mm로 콩알만 하며 6~7월에 벽색으로 익는다.

 

▲ 박쥐나무 잎.


꽃이 특이한데다 열매 또한 보기 드문 벽색으로 아름다워 관상 가치가 높다. 잎은 크고 넓은데 몇 갈래로 갈라져 특색이 있다.

 

성질과 재배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 가능하며 중용수로 음지에서도 잘 견딘다. 수분이 유지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곳에서는 성장이 나쁘다.

번식은 종자로 하는데, 6~7월에 익는 열매를 채취하여 종자를 젖은 모래 속에 저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파종 후 관리는 일반적인 육묘 방식을 따른다.

박쥐나무의 병해충은 별로 알려진 게 없으며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병해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키가 2~3m 정도까지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꽃과 열매가 아름답지만 수격이 높은 나무는 아니다. 따라서 건물 정면이나 정원의 핵심부에 심는 것 보다는 건물의 뒤편이나 큰 나무의 아래 등에 심는 것이 좋다.

수수하지만 특이한 관상 가치를 지닌 식물이므로 잘 정돈된 정원의 구성 요소로 보다는 생태 정원이나 생태 공원, 자연 학습원 등의 구성 요소로 추천하고 싶은 식물이다. 꽃에 꿀이 많아 여러 종류의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는 점도 자연 공원이나 생태 공원용 식물로서의 가치를 높여 준다.

이식은 아주 쉬우며 이식 적기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부터 봄 싹트기 전이다.

 

▲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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