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보는  나무치료 이야기 - 연두색

 

 

모든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무화과나무는 이름에서 보여지 듯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꽃이 핀다. 이처럼 간혹 꽃이나 열매가 없는 나무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해충의 피해를 꽃이나 열매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회양목혹응애, 느티나무외줄진딧물, 때죽나무납작진딧물, 밤나무순혹벌, 버들혹파리, 이팝나무혹응애 등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혹을 만들어 그 속에서 해충이 생활하면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충영형성 해충이라고 하는데 이 충영이 일반인들이 보았을 때 열매로 오인되기 쉬운 해충이다.

봄철 가장 흔하게 보면서 오해하기 쉬운 것이 바로 회양목혹응애이다. 회양목혹응애는 가지에 혹을 형성시키는 해충으로, 눈 속에 들어가 꽃봉오리와 같은 벌레혹을 형성하는데 처음에는 꽃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열매모양으로 변해서 열매로 오인되기 쉬운 대표적인 해충이다. 그 혹을 잘라보면 작은 응애가 가득 들어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느티나무외줄진딧물이다. 느티나무외줄진딧물은 가지가 아니라 잎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잎의 앞면에 볼록 튀어 혹 모양을 만들고 그 안에서 진딧물이 모여 살고 있다. 초기에는 초록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 갈색으로 변해 마치 열매가 익는 것 같은 형상을 취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느티나무외줄진딧물이 많이 발생한 나무를 보면 열매가 참 실하게 열렸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꽃이 예뻐서 조경수로 많이 심는 때죽나무의 경우 꽃이 지는 시기인 6월경 어린 가지 끝에 황녹색의 길쭉한 주머니들이 모여있는 예쁜(?) 벌레혹이 생겨서 사람들이 열매로 오인하기 쉽다. 밤나무혹벌은 밤나무 동아속에서 기생하면서 4월이후 충영이 커지면서 가지생장을 멈추게 하여 피해목을 고사시키는 경우가 많고, 버들혹파리는 버드나무 줄기에 혹을 만들어 그 속에서 생활을 한다.

최근 가로수로 많이 식재되고 있는 이팝나무에도 열매가 열리는 듯한 해충이 있다. 바로 이팝나무혹응애인데 가지 또는 끝부분에 발생해 가지를 죽인다.

이렇게 열매처럼 보이는 해충의 공통점은 혹을 만든 뒤 그 안에서 나무의 영양분을 흡즙하여 피해를 주는데, 일종의 안전한 집을 만든 다음 그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농약을 살포하더라도 쉽게 죽이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이런 해충은 침투성이 강한 농약을 사용하거나 수간주사를 이용한 방제법을 사용한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이태선(솔뫼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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