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일훈 (주)삼보기술단 과장
올해 초 자료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전통조경 관련 글이 있었다. 바로 ‘전통조경 시설물 도입에 나타나는 키치적 양상 - 중부대 홍형순 교수’이다.

키치. 소위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것들을 일컫는 키치가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문화코드로 읽히고 있는 와중에, 전통조경시설물이 이러한 키치적 양상을 띠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고 내가 지금까지 전통조경 시설이라며 설계했던 화계, 담장, 정자, 전돌포장 등이 그 뜻과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도면화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깊은 반성을 했는데, 나의 이러한 반성은 다시금 우리 문화와 전통조경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한국조경신문 6월 뚜벅이 프로젝트가 장소가 안동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가족에게 양해를 구해 여러 행사를 물리고 답사신청을 했다. 이번 뚜벅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잠을 설치고 김밥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안동으로 향하는 차량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지난번 블로그 소개기사로 인사를 드린 한국조경신문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안동으로 출발!

날씨가 흐리다고 했던 예상과는 달리 ‘한여름’ 이었다.
하회마을을 시작으로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을 둘러보는 코스 등 더운 날씨였지만, 너무 좋았다. 둘러보면서 관찰했던 세세한 모습들은 블로그(윤주아빠의 조경설계 놀이터 http://blog.naver.com/hoony603 )에 하나하나 소개로 올릴 예정이니 많은 방문을 부탁한다.
이날 아침에 읽은 신문 사설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기술로서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세상의 변화는 기술자가 선도하는 것이고 기술은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다.

난 조경기술자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의문은 앞에서 언급한 키치를 다시 이야기 하자면, 전통 조경에 키치는 우리 문화에 생소한 외국인들이나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전통으로 이해하게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하는 조경 기술이 공간 요소로서 전통조경이 아니라 진정한 이해와 후세에게 바른 전통문화와 공간에 대한 전달을 해주는 기술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뚜벅이 프로젝트는 조경기술자로서 새로운 다짐과 목적을 새겨주는 계기가 되었고, 쉽지는 않겠지만 6월 11일 도산서원 경내를 보며 뭉클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려한다. 뚜벅이 프로젝트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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