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바질(Basil)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그리스어로 Basilicum은 ‘왕’을 뜻하는 Balilicos에서 유래되었고, 고대 그리스 왕실에서는 이 허브를 이용하여 약과 고약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며, 또 다른 설은 사람을 죽이는 전설적인 괴물인 바질리스크(basilisk)의 독기를 없애는 상상의 약초에서 바질의 어원을 찾기도 한다.

바질은 인도가 원산지이고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유럽에 전해졌다고 하며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크리쉬나신이나 비슈누신에게 홀리바질을 봉헌했는데, 그만큼 신성한 허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예로부터 사랑의 향기로 알려져 왔으며 달콤한 향 때문인지 연인을 만나러 가는 젊은 처녀들은 반드시 바질을 몸에 지닌다고 했다. 

▲ 스위트바질


바질은 꿀풀과의 일년초로 변종이 많고 7월 중순에서 9월 하순에 적자색, 백색의 꽃이 핀다. 향기와 풍미가 각각 독특한데 스위트 바질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줄기와 잎을 이용한다. 

생육특성상 양지바르며 배수가 잘되고 비옥한 토양을 좋아하는데 바람이 강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육 온도는 25~30도가 적당하고 충분한 비료와 수분을 필요로 하며 퇴비를 듬뿍 주는 것이 요령이다. 화분에서 재배할 때에는 한달에 한 번 정도 한 줌의 비료를 준다.

높이 80㎝ 이상으로 기르고 싶을 때에는 유기질이 많이 함유된 흙을 큰 화분이나 플랜터에 넣어 주거나 노지에 뿌리고 심는다. 또한 통풍이 잘되고 햇빛이 좋은 장소를 선택하며 가볍게 순을 치는 것이 중요하다. 받침대를 세워 주고 순치기를 계속하면 실하게 성장한다.

발아 온도는 20~25도를 요구하는데 기후가 안정되기 시작하는 4월 중순부터 묘상에 파종한다. 추운지방에서는 5월 상순에 파종하는 것이 무난하며 발아하면 기온의 상승과 더불어 잘 생육한다. 겹잎이 4장정도 되면 정식하고 흙이 마르기 전에 물을 주며 정식할 때 완효성 비료를 준다.

꺽꽂이로 번식할 때는 봄부터 여름까지 자란 싱싱한 줄기 앞부분을 5㎝ 정도로 잘라 가운데 잎 3,4장을 남겨 놓고 밑의 잎을 떼어내서 버미큘라이트에 깊이 1㎝ 정도로 꽂아둔다. 통풍이 잘되는 곳에 2,3일 정도 햇빛을 차단하여 놓아두면 약 일주일 뒤에는 뿌리를 내리는데 발근력이 강해 물이 썩지 않으면 컵 속에서도 뿌리가 생길 정도이다.

정식한 뒤 한 달 후나 줄기가 20㎝ 정도 자라면 잎의 수확이 가능하고 늦가을까지 계속 할 수 있으며 순을 친 새싹이나 솎아낸 싹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자라는 기세가 강할 때는 2,3마디 남겨 놓고 가능한 길게 자라서 수확한다. 수확한 뒤에도 새싹이 바로 자라나서 보다 튼튼한 줄기가 되는데 비료의 적당 여부, 일조조건, 온도 등에 세심한 주의가 기울여야 하고 수확한 줄기는 응달에서 말려 보관한다.

▲ 홀리바질


바질은 약리효능이 탁월하여 이집트의 피라미드 속에서도 발견이 되며, 두통과 편두통에 최상의 효과가 있고 천식, 기관지염, 소화불량, 식욕증진, 집중력을 요할 때 작용하며, 여드름 억제 및 피부개선에도 유효하다.

바질은 키친 허브라고 할 정도로 요리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특히 바질향은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쓰이며 스파게티, 그린샐러드, 베스트소스의 맛을 내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허브이다. 꽃이 피기 전의 연한 잎을 잘게 다져 상온에서 부드러운 버터에 넣으면 허브 버터가 되며 또 마늘 등과 함께 절인 것을 파스타나 피자에 뿌려서 이용하기도 하고 샐러드나 끓이고 볶는 요리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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