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환경대학원 옥상정원 하늘마당이 지난 19일 개원했다.

하늘마당은 2010년 서울시 동부푸른사업소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총 2억여원의 사업비로 옥상 746m²에 흙을 깔아 서식 환경을 만들고 경관을 개선한 것으로써 엔코엔지니어링과 유병림 교수의 설계로 (주)화암조경건설이 시공했다.

개원식에 앞서 ‘옥상정원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옥상정원 개원기념 심포지엄이 있었다.

제 1부 ‘도시, 옥상, 그리고 정원의 재발견’ ▲옥상의 사회학적 재인식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초록지붕의 꿈 - 옥상정원의 시학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기후변화시대 옥상정원의 의미와 효과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제 2부 ‘옥상정원의 재조명 : 실제와 기대’ ▲서울시 옥상녹화 성과와 평가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옥상정원, 만들기와 즐기기 (전은정 조경포레 대표) ▲Korea Craft & Design Foundation 그린문화 프로젝트 (최정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율배반적 공간으로서의 옥상정원에 주목했다. 도시의 옥상은 “존재와 부재, 바다와 섬, 지배와 저항, 강자와 약자, 구세대와 신세대, 삶과 죽음, 버림과 은닉, 위장과 노출이 혼재되어 있으며 그 자체로 이율배반적 공간”이라고 보았다. “옥상은 너무나 삭막한 나머지 오히려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고, 그 삭막함이 어처구니없는 감각의 숭고미를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한 비평가 이영준의 말을 인용하며 “도시는 옥상의 바다이며 옥상은 섬이다”라고 했다.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옥상공간을 ‘높은 곳을 향한 상승신화의 장’으로 정의했다. 인간세상을 떠나 다른 세계로 비상하고자 하는 꿈을 도시 속에서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공간을 옥상으로 보았다. 정원일을 함으로써 “땅을 일구고 생명체를 키우는데서 오는 효용과 기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도시 재난의 원인을 과도한 토지피복이라고 보았고 도시생태계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서의 옥상녹화․인공지반녹화에 대해 발언했다. 도시열섬을 완화하고 에너지 사용절감의 효과를 가지는 옥상녹화에 대해 설명했다.

최광빈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장은 ‘초록뜰’이라 명명되는 서울시 옥상녹화 사업을 설명했는데 초록뜰에서 사라진 식재식물과 관찰되는 곤충과 이입식물, 전경사진 등 옥상공원화 사업의 구체적 예시를 들었고 옥상녹화지의 다양한 이용현황을 사례로 정리했다.

전은정 조경포레 대표는 앞선 발제자들의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에 비해 보다 현장의 관점에서 디자인과 옥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여러 문제들을 지적․비판했다. “온도의 변화, 공기질의 측면에서 옥상녹화는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안전한 지반을 조성하기엔 “옥상은 너무나 최악의 공간”이며 “완전한 방수, 완전한 방근은 없다”고 단언했다. 냉난방 지원이나 전기, 태양열에너지 등 시각·청각적으로 방해되는 시설들과 어울려야 하는 등 사실상 옥상정원은 설계시 극복해야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도시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그린문화의 확산을 통한 친환경 문화증진”에 대해 발언했다. 옥상정원을 위한 공예·디자인적 접근으로 이동 가능한 옥상 텃밭, 어린 모종을 위한 간이 인큐베이터 등 그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그린문화 실천의 한 방안으로써 인사동 11길 주민반상회와 파머스 마켓 등을 소개했다.

3부 토론에서는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각 분야의 대표 5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먼저 이동현 SBS 아트텍 전략사업팀장은 “옥상정원이 드레싱 개념으로 소박하게 가야한다, 너무 전시효과로 치우치는거 아닌가” 라는 우려를 표했다.

안동만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손자․손손자에게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떻게 사적공간을 다시 공공공간․공동체의 공간으로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하다, 녹화에만 머물러 있으면 한계가 있다”고 했다.

홍성준 국토해양부 건축기획과 사무관은 옥상녹화에는 “장미빛 그림만 아니라 해결되어야할 문제가 있다, 대지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녹지를 가까이 하고자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나”에 주목했다. 이어 “공적인 건물에 대해 지원하고 옥상정원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개선해 주는 것, 정보 제공하기” 등 정부역할에 대한 의견을 주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도시공간에서의 옥상을 “열려있지만 숨겨져 있는 보물을 만날 수 있는 우연”의 장소로 보았고 동시에 “모순적 공간이며 경계선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이 충돌하고 땅과 하늘이 만나는 장소이며, 버려진 장소들을 새롭게 변모시키면서 도시를 재생하는 미래도시의 블루오션” 이라고 보았다.

토론자들 모두 옥상정원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누가 그 공간의 주인이 될 것인지 누가 관리하고 운영할 것인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맞추었다.

한편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하늘마당을 위해 노동과 땀을 제공한 현장 실무자들(▲김승환 서울동부푸른도시사업소 ▲양지윤 서울동부푸른도시사업소 ▲박병주 서울시설공단 관리청 ▲김대은 주식회사 화암조경건설)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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