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호일보는 지난 5월 12일자 신문 5면 톱기사에서 ‘조경공사 엉망 곳곳에 고사목’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 매서운 한파로 인해 전국적으로 대규모 조경수 동해가 발생했고, 정부도 자연재해로 파악해 생산농가에 대한 보상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고려없이 일방적으로 시공사 책임만으로 몰아붙여 아쉬움을 남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인천 남구가 2009년 4월부터 추진한 조경공사 48건 중 21건에서 하자가 발생해 하자율이 44%로 나타났으며, 공원에 심었던 철쭉류가 대량 고사했는데, 수목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는 지적’을 내용으로 담았다. 특히 기사의 제목을 ‘조경공사 엉망 곳곳에 고사목’이라고 뽑음으로써 수목 고사의 원인이 조경공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또한 발주부서의 반론을 위해 언급한 ‘구청 측은 2년까지 시공사에서 무상으로 하자보수를 책임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보도해 결국 담당 공원녹지 행정부서를 무책임한 것처럼 표현했다.

우선 이 기사에서 핵심적으로 짚어야 할 대목은 ‘조경수 고사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를 찾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유래없는 한파가 전국적으로 지속되면서 많은 조경수, 특히 남부수종과 관목류에서 대규모 고사가 발생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는 현재 산림청이 조경수 동해에 따른 피해규모를 조사 중이며 자연재해 보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강추위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사에서 고사목으로 제시된 영산홍과 산철쭉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동해를 입은 대표적인 수종이라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강추위로 인한 조경수 동해’라는 현 시점 최대 이슈를 외면한 채 그 원인을 단순히 부실시공으로 몰아간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사에서는 조경공사 하자율이 44%라고 표현하면서 근거를 들고 있으나, 이는 생명체를 다루는 조경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조경식재공사는 준공 후 2년간의 하자이행기간까지 평균 5% 안팎에서 조경수 고사목이 발생해 하자보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 수치의 높고낮음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호일보는 이 기사를 5면 톱기사로 배치하면서 ‘조경공사 엉망 곳곳에 고사목’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독자들을 현혹시킨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고사목에 대한 하자처리규정이 미비해 시공사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체식재를 해야 하는 상황임을 상기한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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