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용 (주)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 사원
개인적인 사정으로 ‘뚜벅이 프로젝트 순천만 답사’를 놓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른 아침 광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줄곧 경상도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광주’라는 지명만으로도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광주 푸른길에 도착했다.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기차 옆에서 따스한 햇살과 함께 도시락을 먹고 푸른길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가이드맵을 들은 뒤 걷기 시작했다.

푸른길에서의 첫걸음은 광주란 그저 ‘아픈 기억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도시’라는 정도의 생각만을 가지고 내딛었다. 걷다가 만난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소박한 공간들은 특별히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는 않았지만, 그 소박하고 포근한 느낌은 낯선 땅이라는 느낌을 지워주었고 이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걷고 싶은 곳. 광주 푸른길은 이렇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길인 것 같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펼쳐지는 색다른 풍경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에도 그 아름다운 느낌이 전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걸어보지 못하고 푸른길의 산책을 마쳤지만 언젠가 다시 한번 꼭 처음부터 끝가지 걸어 보고 싶다는 여운을 남긴채 다음 일정으로 향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철쭉홍보관. 이른 봄임에도 유리온실 시험포장에는 벌써 만개한 꽃들이 자기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선물로 받은 완주소양철쭉화분은 나의 퇴근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꽃을 틔워줄 것 같다.

서울에 도착해 집으로 향하면서 오늘 참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들을 보내게 해준 뚜벅이 프로젝트에게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색다른 우리나라의 풍경을 찾고 싶다. 뚜벅이 프로젝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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