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렬 비엔지(주) 대표
‘어린이놀이터에 나무를 심어주자’ ‘고무 대신 모래나 우드칩을 깔자’ ‘플라스틱보다는 국산 목재를 이용하자’ 등을 거듭 강조하는 이병렬 비엔지(주) 대표는 친환경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친환경 놀이시설에 대해서는 ‘운동’까지 벌이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사실 그의 이런 생각의 중심추에는 ‘부모’의 입장이 녹아져 있다. ‘기업가’ ‘제조업체 대표’로서가 아니라 실제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가 노는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다.

 



국산 목재를 고집하는 이유는?
일본의 경우, 유치원 내부를 모두 목재를 이용해 건축하도록 하고 있다. 목재만큼 아이들에게 안전한 제품이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놀이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은 재미와 함께 아이들에게 해가 없는 소재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플라스틱보다는 목재를 선호하는 것이다.
특히 국산 낙엽송은 대패질이 힘들기로 유명할 정도로 단단하다. 또한 색이 좋아 활용가치도 높다. 해외 고급 브랜드놀이터는 대부분 각 나라에서 생산되는 나무의 특성에 맞춰 디자인·제작되고 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고유 목재의 특성을 잘 살려 놀이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둥재 기술을 앞서 시도했다고 들었는데?
목재의 뒤틀림과 갈라짐, 부러짐 등의 단점을 S-WOOD(금속+합성목재)와 AL-WOOD(금속+목재)를 개발해 목재의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렸고 또 시공도 편리해졌다.
쉽게 표현하자면 브래킷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를 처음 시도한 것은 15년 전 제조업에 뛰어들었을 때였다. 당시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시설물을 생산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만드는 일을 좋아해 설계가 아닌 ‘제조업’을 시작했다. 초기 정자를 제작하다보니 목재 시공 때마다 목수가 필요했다. 매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목수를 불러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브래킷방식이다. 즉 목재를 이용하되 중요한 목재 부분은 강한 소재인 알루미늄을 이용해 틀을 안쪽에 세워뒀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은 정자뿐 아니라 파고라, 놀이시설 등에까지 널리 이용하게 된 것이다.

불황으로 인한 어려움 없나?
현재는 조경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불황이라고 본다. 우리 역시 매해 매출이 늘었으나 작년에는 매출이 줄었다. 어려운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걱정 보다는 오히려 ‘내공’을 쌓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항상 조경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우리 회사가 지금처럼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조경업계에서 시장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용해주는 이가 있으니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경계의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고 때문에 조경업계에 고마운 마음을 꼭 표현하고 싶다.
우리 회사는 아직 해외시장 진출보다는 계속 국내 시장에 집중할 것이다. 특히 민간아파트 단지의 경우, 해외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국내 제품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이다. 우리기술, 우리목재로 당당하게 겨뤄 평가받고 싶은 것이다. 특히 각 단지별 특화 놀이터 설계안을 제안해 단지 맞춤형 놀이시설을 꾸준히 시도해 갈 생각이다.


 

◆ 브랜드 이야기 

비엔지(BnG) : 아직도 업계에서는 청록개발(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창립 당시 이병렬 대표가 생각했던 브랜드는 ‘BLUE’와 ‘GREEN’의 대문자를 활용한 BnG였다. 하지만 1996년 당시에는 비엔지(BnG)라는 이름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한자화한 청록개발(주)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04년 8월 어린이놀이시설물 신규 브랜드인 ‘TORY’를 런칭했다. 시대가 변하고 놀이시설 업계도 성장함에 따라 2007년, 이 대표가 처음부터 추구했던 브랜드인 BnG(주)로 드디어 변경하게 됐다. 이어 같은 해에 ‘라렉스(RAREX)’라는 조합놀이대 브랜드도 등록했다.

토리(TORY) : 조합놀이대 브랜드인 토리는 도토리의 야무지고 옹골찬 이미지에서 따온 브랜드다.
라렉스(LAREX) : 휴게시설브랜드인 LAND(조경)에 REX(왕)을 결합한 조합어로 명품 조경시설물이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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