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거꾸로 올라가는 분수는 없을까? 떨어지는 물방울을 눈으로 관찰할 수는 없을까? 내가 선곡한 음악 또는 내가 친 피아노 리듬에 맞춰 분수가 움직일 수는 없을까? 글씨나 영상을 분수에서 볼 수는 없을까?

이런 독특한 기대들이 이제는 공원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입체적·창의적인 생각’을 항상 강조한다는 플러스파운틴(주)의 김우진 대표는 분수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봐 온 분수보다 더 다양한 분수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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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부터 11일까지 1박2일간 플러스파운틴은 직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매해 진행하는 이 워크숍에서 김우진 대표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 편서풍과 적도풍, 산바람과 계곡바람의 특징, 육풍과 해풍의 차이, 낮밤의 차이에 따른 노즐 선택 등 일반 조경 교육과는 다른 전문지식에 대한 강의를 맡았다.

분수시설은 건설 중 조경에 속해 있으며 조경 분야 내에서도 수경분야의 한 파트에 불과하다. 때문에 전공서적에는 몇 장 남짓한 작은 공간에 집약돼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분수는 복잡한 기계설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바람과 지리에 대한 기초지식도 필요하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분수시설은 수학·물리·지리·전기·설계 등의 지식 하에 조명·음악·색채 등 예술적인 부분까지 접목해 표현하는 복합작업이다. 특별한 직원교육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이 섬세한 복합기술로 인해 최근 3~4년 사이 공원문화는 크게 변화됐다. 바닥분수·음악분수·조명을 이용한 수 경관분수·벽천 등으로 공원이 더욱 풍성해진 것이다. 그리고 색색의 조명과 레이저 그리고 미디어벽천 등의 신기술로 상상하지 못했던 웅장한 물과 빛의 세계가 펼쳐지게 됐다.

특히 기업 설립 3년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선 관록을 가진 ‘플러스파운틴’은 수경시설 분야 특허만도 24개나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중심의 기업이다. 우리나라 분수 분야를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기술력’ 최우선 기업
이 회사의 수장인 김우진 대표는 다소 의아하게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오래도록 은행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동안 살아온 분야와 전혀 다른 삶을 연출하기 시작한 것은 98년 IMF시절 은행을 퇴직하고 조경 즉 분수 관련 업체에 입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신용조사 및 기업진단,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가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그를 따르겠다는 직원들에게 힘을 얻어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후발주자였던 우리에게 초기 진입장벽은 너무나 높게 느껴졌다”는 김 대표는 “시장 자체도 좁은 분야였던 분수 분야에서 신생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묘책은 ‘기술’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타 회사의 기술을 이용해 보기도 했으나 자사의 이름으로 개발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때론 회사를 숙소 삼아 기술개발에 열중했다.

그리고 2005년 분수노즐 자체적으로 물막이를 형성해 유사 시 스스로 차수막을 형성하는 ‘하천 분수용 수중구조물’을 개발했다. 물막이 공사가 필요없는 이 기술은 하천 등의 큰 공사에 유리할 뿐 아니라 연못 등 물을 빼고 담수하는 작업이 어려운 모든 공사에 유용한 것으로 사업 초 높은 진입장벽의 문턱을 넘게 해준 효자기술이기도 하다.

수경시설 분야 특허만도 24개
이후 꾸준히 기술력을 갖춰왔으며 그 성과는 전국의 손꼽히는 분수시설로 증명하고 있다. 울산 여천천에는 문자와 각종 디자인 문양 연출 그리고 영상 즉 미디어쇼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음악(벽천)분수가 조성됐다. 순례호수공원에는 대규모의 음악분수와 영상쇼 그리고 레이저와 각종 조명이 어우러진 영상음악분수가 조성돼 있으며 어린이공원에는 멀티벡터시스템을 이용해 마치 꽃무늬와 같이 변화하는 음악분수를 연출시켰다. 이밖에도 버들모양을 연상시키는 버들분수, 워터커튼 등 다양한 형태와 모양의 분수를 실현시켰다.

어린이대공원과 천호공원 등 국내 20여 곳에는 관람자가 원하는 곡을 직접 선곡하면 그 음악에 따라 분수가 움직이는 선곡시스템을 도입한 음악분수도 설치돼 있다.

또 피아노를 치면 그 피아노 음의 길이와 음향에 따라 분수가 움직이는 음악분수도 있으며 바닥에 압력센서를 설치해 발로 밟으면 그에 맞춰 분수가 나오는 시스템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분수시설 내의 한 곳에 동전을 던져 맞추면 분수가 나오는 등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

최근 플러스파운틴은 물이 마치 수정처럼 동그란 물방울을 형성해 떨어져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워터펄을 개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빠른 속도로 점멸을 반복하는 특수 조명인 스트로보라이트를 이용하는 이 기술은 조명의 속도에 따라 변화하는 시각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명 속도를 빠르게 하면 물이 거꾸로 올라가는 이미지도 표현할 수 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핵심기술이기도 한 ‘멀티벡터노즐’은 초기 ‘우산을 접었다 폈다’하는 모습에서 연상해 만든 기술로 속도·각도·높이 등의 조절을 통해 수십만개의 연출이 가능해진다. 꽃이 피는 모양뿐 아니라 직선의 높이를 변화시킬 수 있고 각도 역시 360도로 움직일 수 있어 다양한 연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 멀티벡터노즐이 하나가 아니라 둘, 셋으로 설치 개수가 많아지면 디자인 표현 가능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외에도 높은 저수지에서 물이 내려올 때 발생하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하는 무동력 분수, 물레방아를 설치해 풍차가 돌아가면서 발전된 에너지를 조명에 이용하는 등의 기술도 개발했다. 현재 에너지가 부족한 동남아시아를 위해 태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시설도 연구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기술 등 앞서 개발하는 이런 연구들이 경제원칙을 생각하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분명 향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기술개발은 지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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