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트리아가 발견된 일대는 쑥부쟁이 및 취나물과 식물 등이 자생하고 있으며, 인근에 농경지가 있어 뉴트리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작은 웅덩이형태의 습지에 뉴트리아가 서식하고 있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동물 중 하나인 ‘뉴트리아(Nutria)’가 제주에서 발견돼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뉴트리아가 늪이나 저수지 같은 대규모 습지가 아닌 중간산 지역 산림습지나 목장지대 작은 웅덩이형태 습지에 출현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은 지난 11일 서귀포시 표선면 백약이오름 인근 목장지역 내에서 뉴트리아가 서식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뉴트리아는 총 4마리로 먹이를 찾고 있었으며, 멀리 도망가는 개체도 발견돼 더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권 박사팀은 추정했다.

권 박사는 “뉴트리아는 늪이나 저수지 같은 대규모 습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발견된 장소는 중산간 지역 목장에 위치한 작은 배수로 형태의 습지여서 이례적이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이번 뉴트리아 발견은 중산간 지역 숲, 목장, 오름 등에 산재한 작은 웅덩이들이 조사나 연구에서 제외되기 쉬운 현실에서 이들의 출현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큰 사건”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면서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제주의 자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이에 따라 “방치되고 있는 중간산 지역 내 산림습지나 목장지대 작은 웅덩이형태 습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트리아가 잡식성이지만 주로 식물을 즐겨 먹기 때문에 식생의 교란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 습지 주변에 대한 식생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들 뉴트리아의 생태계 교란과 제주의 자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기관과 협의해 개체수 조사와 포획 등 신속한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한편 늪너구리라고 불리는 뉴트리아는 야행성으로 하천이나 호수의 둑을 파고 무리생활을 하면서 1년에 4차례 5∼10마리의 새끼를 낳는 등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생김새는 쥐와 비슷하지만 길이 40∼60㎝에 몸무게 5∼9㎏로 크다. 다갈색, 흑갈색, 백색의 몸뚱이에 발에는 물갈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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