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개미등 소나무숲

 

제주 한라산에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대규모 소나무숲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부에서 온대지방 소나무숲이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유전자원연구팀은 제주 소나무숲은 해발 630~1500m 사이 한라산에 대부분 분포해 있으며, 면적은 여의도(8.4㎢)의 1.5배인 13.2㎢인 것으로 나타났고 8일 밝혔다. 이는 한라산국립공원 면적 153.33㎢의 8.6%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난대산림연구소 유전자원연구팀이 제주지역 환경기술개발센터에 제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나무숲은 한라산 정상을 중심으로 각 사면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고도에 따라 차이가 많아 해발 1000m에서 1400m 사이에 전체의 80.5%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라산 소나무숲 해발고 따른 분포도

소나무숲 중에는 해발 630m 아흔아홉골의 소나무숲이 가장 낮은 지대에, 해발 1500m에 형성된 개미등 소나무숲이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했다. 개미등 소나무숲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한라산 소나무숲은 크게 6개 숲으로, 전체적으론 191개의 작은 숲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돈내코(4.7㎢) 소나무숲이 가장 넓고 다음은 영실(3.1㎢), 개미등(2.1㎢), 성판악(1.5㎢), 1100고지(1.1㎢), 아흔아홉골(0.7㎢) 순이다.

분포면적이 가장 넓은 돈내코 소나무숲은 67개의 작은 숲으로 이뤄져 있다. 이 숲은 한라산 남사면의 돈내코탐방로를 중심으로 동서로 넓게 분포하고 있다. 대부분 계곡과 계곡 사이 능선부에 위치하고 있어 길게 선형으로 형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소나무숲 광역분포지도가 제작됐다. 연구팀은 분포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최신의 항공사진과 5000분의 1 수치지도를 이용, 지리정보와 면적을 계산해 정밀도를 높였다.

난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온대지역 소나무숲은 숲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관련 학계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며”며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온대지역이 아열대화함에 따라 소나무숲이 쇠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한라산과 같은 높은 산에서는 점점 고지대로 확산하고 있다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소나무숲에 대한 상세한 분포지도가 작성됨에 따라 앞으로 한라산의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변화 연구는 물론 세계자연유산의 관리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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