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 이어서 올해도 국내 건설업계는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경업계는 더 심한 추위를 체감하고 있다. 더구나 각 지자체의 예산 삭감과 정치적인 마찰까지 겹쳐서 마치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서민복지를 위한다고 내세운 정책들이 실행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조경공사와 조경관리공사의 예산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을 보면 여파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조경이 실제로 국민복지와 가장 밀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산을 계획하고 조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옷 한 벌을 제공하고 약 한 알을 제공하는 것도 복지정책의 일환이지만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여 맑은 정신과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환경을 만들고 가꾸는 것이 질병발생의 사전 예방적 차원이며 더 큰 사회복지 정책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늘려야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행하는 방법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조경공사라는 분야가 토목·건축분야에 비하여 규모는 작지만 그 가치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조경공사를 토목·건축공사에 붙여서 통합발주를 하게 되면 작은 규모의 공사금액이란 이유로 조경공사가 푸대접을 받게 되고 결국에는 허접스런 품질로 나타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왔다.

별도로 발주된 조경공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전문 조경기술인들이 주도적으로 상황판단을 해서 시공을 하고 결과적으로 우수한 품질확보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내게 되는데 마치 토목·건축의 부대공사로 실행된다면 그 효과가 같을 지는 의문이 간다.

뿐만 아니라 조경공사의 최저가제 시행에 대한 점도 짚어 볼 내용인데 조경공사의 발주금액이 토목·건축분야에 비해서 훨씬 작은데 같은 잣대로 최저가제를 적용하는 것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고 있는데 비하여 최저가 녹색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조경에서 환경을 조성하고 녹색공간을 만드는 일은 국민복지와 건강을 위한 것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을 만들고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고 우수한 경관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더 역점을 두어 실행할 필요가 있다. 조경에는 문화와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으며 디자인과 경제도 있고 세상을 아우르는 소통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져서 세계 어디에 가서도 자랑할 만한 프라이드가 생겼는데 우리의 녹색환경도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할 만한 것이 되어야 하겠다. 근래에 수준 높은 녹색공간이 조성되고 우리 문화유산의 높은 가치가 세상에 인정되는 것은 조경에 대한 가치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 할 수가 없다. 수준 높고 격조있는 녹색환경을 위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논설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