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정원문화는 세계 각국에서 두루 보이지만 자연적 환경과 종교, 정치 형태 등의 차이로 다양한 양식이 혼재한다. 따라서 정원문화의 역사를 고찰할 경우, 정원은 각각의 지역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중국의 정원’ 출간을 끝으로 ‘동북아시아 정원’(전 3권·학연문화사) 시리즈를 완간한 박경자(58·사진)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그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전통조경을 비교 연구한 이번 작업에 대해 조경 공간의 중심부를 형성하는 조경 구조물을 유적에서뿐만 아니라 문헌의 기록들에서 고증해 본 연구결과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동북아시아(좁은 의미로 한국·중국·일본을 지칭) 정원 유적을 모두 답사하고 관련 문헌은 물론 시·회화 자료까지 집대성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북아시아 정원’ 시리즈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총 2개년에 걸쳐 수행한 연구결과물로 박 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진행됐다.

박 원장은 ‘동북아 3국 전통조경 특성 비교연구(부제: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조경구조물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이 연구를 통해 지난 6월과 8월 ‘조선시대 정원’과 ‘일본의 정원’을 각각 출간했다.

 

▲ 조선시대 정원-열화당

제1권인 ‘조선시대 정원’에서는 정원의 주요 경관인 연못, 석가산, 누정 등 전통조경공간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전통조경구물을 중심으로 문헌 속에 나타난 정원과 조경구조물의 기록을 살펴보았다.

특히 청암정, 서석지, 부용정, 월연정, 소쇄원, 하환정 등 대표적인 유적을 선정해 관련 유적지의 문헌기록을 토대로 입지, 주변 경관, 조경구성요소, 처리기법 등을 분석했다. 이와 함께 현장조사에 의한 유적지 연구도 병행해 전통조경을 되살리고자 했다.

▲ 일본의 정원-계리궁

 제2권 ‘일본의 정원’은 동아시아 각국의 교류가 활발했던 7~9세기를 중심으로 정원유구의 발굴을 통해 밝혀진 조사 성과를 반영시켜 정원문화를 개관했다.

또 14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성립된 일본 정원문화의 특징과 정원양식을 살펴보고, 일본 정원의 의장 및 디자인에 관해 현존 정원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아울러 이 시기 일본 정원의 예술적 특징과 본질에 관해 회화 표현과의 관련성에도 주목했다.

▲ 중국의 정원-이화원

 마지막 3권인 ‘중국의 정원’은 중국 전통원림에 관한 기존 연구 성과들을 토대로 독자적인 현장조사와 문헌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각도에서 중국원림의 역사와 특징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했다.

먼저 중국 원림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15세기 이전 중국원림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고, 이어 15세기 이후 명·청시기 원림에 대해서는 역사를 정리한 뒤 조원이념·수법·기술, 경관용어, 건축명칭 등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동북아시아 자연주의 정원의 특징에 대해 박 원장은 “한국·중국·일본의 전통 정원은 공통적으로 자연풍경을 모티브로 한다. 인공적인 유럽의 기하학적 정원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물론 유럽의 정원도 자연주의 스타일 정원이 있지만 사실적 표현에 치중한 반면 동북아시아 정원은 돌과 물, 건축물 등 모든 구조물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논문을 준비한다는 박 원장은 “앞으로 전통조경을 이해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이를 재해석·재창조 될 수 있도록 전통조경의 상징성과 조형성 등을 현대조경에 접목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대 가정대학 출신인 박경자 원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화재를 전공했다.

문화재조경기술자이며 조경기술사인 그는 중국 칭화대 건축학원에서 방문학자로 3년간 연구 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 건축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국토해양부 중앙건설 심의위원, 산림청 중앙산지관리 심의위원, 행정복합도시 설계자문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서울시 기술심의위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전통조경구조물’, ‘중국 강남 원림론’, ‘조선시대 석가산 연구’ 등이 있다.

 

▲ 동북아시아 정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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