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시설, 휴게시설 등 야외 시설물에 사용되는 목재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산 목재가 거의 없다.

남대문 복원에 필요한 목재를 구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이 원목을 구할 수 없다는데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소나무 중 가장 고급 소나무인 금강송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사찰을 비롯한 일반 문화재급의 복원 및 보수에 사용되는 목재는 대부분 수입목이지만 국보 1호를 복원하는데 수입목을 쓸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야는 일본이 패망한 후 마구 벌채하여 땔감으로 썼기 때문에 모든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었다.

지금은 산이 제법 푸르러 졌지만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활엽수고 목재로 많이 쓰는 침엽수는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등이 있으나 재목으로 쓸 만큼 굵은 나무가 없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오래전부터 조림 사업에 눈 떠서 지금은 자급자족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정벌했던 대마도를 우리 조상들은 쓸모없는 바위산이라고 방치해 버렸다.
임진왜란 후 일본은 대마도를 잘 관리하여 지금은 산림자원, 어족자원, 군사요충지로 잘 활용하고 있으니 배 아프고 한편으론 부럽기만 하다.

건축, 조경에 사용되는 목재가 모두 수입목이다 보니 목재의 재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우리들에겐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

현재 제재용 목재는 주로 미국과 동남아, 러시아 등지에서 들어온다.
동남아에서 수입하는 목재는 보르네오, 필리핀, 인도네시아 산으로 ‘남양재’라고 한다.
대표적인 목재가 라왕, 타운 등이고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목재를 ‘쏘송’이라 하는데 한대 지방에서 자랐기 때문에 기후가 따뜻한 우리나라에 설치할 경우 변형이 많이 가고 굵은 목재가 없어 주로 실내 장식이나 보강재로 쓰일 뿐 야외 시설물로는 부적합하다.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목재를 ‘뉴송’이라 하며 속성수라서 야외 시설로는 부적합하다.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목재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미송’인데 HEMLOCK, DOUGLAS PIR, PINE, SPRUCE 등 많은 수종이 수입 유통되지만 시설물 제작 업체에서는 소비자들이 목재의 특성이나 수종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미송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 소비자가 전혀 모른다는 약점을 악용하여 뉴질랜드, 러시아 등지의 소나무도 모두 미송이라고 속여 먹는 것이 문제이다.
미 본토산과 비교했을 때 수명은 월등히 짧지만 가격이 싸면서도 소비자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어 양심을 버리는 것이다.

양심을 속인 대신 소비자에게 서비스로 라도 보답하려는 업자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서비스가 좋다고 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는 알아야 한다.

수입 쇠고기를 미국산인지 캐나다 산인지, 호주산인지 전혀 구별을 못하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한우라고 속여 파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업자의 양심만 믿고 구매할 수밖에 없으므로 오랜 전통과 신뢰가 확인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목재에도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할 때가 올 지도 모른다.

 

▲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사)한국놀이시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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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④] 청개구리 놀이터 '거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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