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쌔즈믄 최성국 대리

11월 5일, 안개 짙은 이른 아침 양재역에서 ‘한국조경신문 전문가투어 제2탄’으로 준비된 대구 허브힐즈 에코어드벤처를 체험하기 위해 출발을 했다. 가는 중간 개인 소개시간을 통하여 국내 유수의 설계회사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통해 앞으로 전문가의 필요성 또한 느낄 수 있었다.

12시 대구 달성군에 있는 허브힐즈에 도착해 현지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울창하게 놓인 중앙로를 따라 길을 걸었다. 공중에 매달아 놓은 나비모양의 조형물도 보면서 남이섬의 유명한 가로수 길과 또 다른 동화적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허브비빔밥. 식사가 끝나고 주변에 재미난 안내판과 토피어리로 동화 속 주인공을 표현한 조형물들도 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제작되었으며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져 안내판 하나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주변 환경에 젖어 있기에는 너무나 짧은 투어 시간이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했다. 내가 근무하는 (주)쌔즈믄은 특수 조경시설물을 주로 설계·시공하기 때문에 이번 투어의 목적은 당연히 프랑스에서 현지인들이 직접 설계·시공했다는 이 에코어드벤처에 있었다. 특히나 생장하고 있는 나무에 이러한 모험시설을 설치하여 생장에 최대한 유해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설치 공법이 너무나 궁금했다.

드디어 도착한 에코어드벤처는 총 6가지의 코스로 구성돼 있었다. 난이도에 따라 유아에서부터 성인까지 개인·팀·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으며 사용료 또한 저렴했다. 간단한 안전교육을 통해 보드리예라고 불리는 개인안전장비를 착용 후 개인실습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고릴라 코스를 타기로 했는데 나는 더 다양한 아이템을 경험하기 위해 난이도가 높은 킹콩코스를 탔다. 출발부터가 약 15M 길이의 그물망을 타고 올라가는 거였다. 2~3가지의 아이템을 더 타고나니 약 20M 높이에서 슬라이딩을 탈 수 있었는데, 타면서 절로 소리가 나왔다. 와이어에 몸을 맡기고 속도를 내면서 내려 갈 땐 군 시절 유격훈련 코스 중 활차를 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들어 보니 이곳에서 가장 긴 코스라고 한다. 물론 도착지점인 호수에 곤두박질치는 일은 없었지만…

다음 코스는 줄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인데 다소 근력이 필요했다. 사실 무서웠다. 아이템의 시작과 끝은 플랫폼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30M 높이에서 서 있을 때는 바람을 타고 좌우로 흔들렸다. 그리고 이곳은 두 사람 이상 있으면 위험하기에 난 필요한 사진만 촬영하고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단조로움의 연속이라고 느낄 즈음 보드코스가 나왔고 이어 자전거코스도 나왔다. 나무 위에서 이런 다양한 체험을 상상하다니 역시 자연과 함께 자라는 유럽인들 아닌가?

모든 아이템을 스스로가 안전장치를 옮겨가면서 타야하기 때문에 안전교육 시간에 안내자의 설명을 귀담아 들어야 하며, 한 코스 한 코스 끝날 때 마다 밀려오는 자기만족과 극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마지막 스라이딩 코스를 타고 내려오며 한편의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자료수집 및 사진 촬영을 위해 코스 체험은 끝을 냈다.

실제 이런 아이템은 총 260가지가 넘으며 허브힐즈에서는 앞으로 증축계획을 잡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프랑스 현지 기술자들이 들어와 나무에 매달린 상태로 설치 작업을 진행하며 한국 기술자는 서포터의 역할을 하지만 간단한 보수 작업은 직접 한다고 들었다.

이런 시설이 프랑스에만 20년 이상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개인주택까지 간단한 모험놀이 시설을 시공할 정도로 보편화 돼 있을 만큼 특별히 안전적인 문제는 없다고 한다. 허브힐즈 이 시설에도 현재까지 약 2년 동안 5만 명 이상이 체험했다고 하며 현재 서울랜드와 거제시 테마공원 죽림욕장에도 설치 완료했으며 내년 초 완주 고산자연휴양림이 개장 예정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험시설을 관할하는 관련 법규가 없어서 선진국의 사례와 외국업체의 합격필증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설치 전 수목검사 또한 외국 검사원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 수자원공사 담당자들과 나무병원 의사들의 동행한 것을 볼 때 머지않아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번 체험을 마무리 하며 이러한 자연체험적인 놀이시설이 없었던 나의 유년시절이 아쉬웠고 현재의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보편화 된 플라스틱 놀이터의 한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2년 후면 나무와 나무 사이에 숙박시설도 생긴다고 하니 아이들과 꼭 와야겠다. 끝으로 이런 좋은 체험을 적극적으로 보내주신 (주)쌔즈믄 최승호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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