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한일 조경인 친선축구대회’가 열린 오키나와(沖繩, Okinawa)는 일본 내에서도 또 다른 일본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색이 강한 곳이다. 17세기까지만 해도 ‘류큐왕국’으로 불렸던 오키나와는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해 온 독립국가였으며 일본·조선·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들과 외교 교육을 통해 일본에서도 앞선 문화와 예술을 꽃피웠던 곳이다.
이곳은 또 아름다운 경관, 공원 및 동·식물원, 수족관, 에메랄드 빛 아름다운 바다를 갖추고 있어 휴양관광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도시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아픔이 없지 않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핵포탄이 터지기 직전까지 미국과 지상전을 펼쳤던 곳으로 그로 인해 많은 유적지가 소실됐다. 하지만 류쿠왕국 시절의 슈리성과 나카구스쿠 성지 등은 복원해 현재는 국영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일 조경인 친선 축구대회’ 사전 행사로 일본 조경인 축구단원들과 함께 둘러본 오키나와의 슈리성, 해양 엑스포공원, 전통 목조가옥 등의 탐방지를 사진과 함께 살펴본다.

슈리성공원, 류큐왕국을 기억하다
슈리성은 류큐왕국 당시의 왕궁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오키나와 문화유산이다. 이곳은 15세기부터 독립국가였던 류큐왕국의 왕궁이었는데, 왕위 쟁탈과 화재로 원형이 크게 소실된 바 있다. 또 오키나와 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 슈리성 지하에 요새를 만들어 사령부를 삼았고 그 때문에 미국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오키나와의 일본 복귀 20주년 기념사업으로 복원해 ‘슈리성공원’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또 2000년에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곳 건물에서는 중국, 일본, 류큐 등의 다양한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 슈리성공원


국왕 일족의 중요한 식수로 이용한 ‘류히’ - 서천문 바로 앞에 있는 용수인 이곳은 용의 입에서 물이 나온다 해서 ‘류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궁 안에 마련된 정원 - 궁 뒤뜰에 조성된 정원으로 돌을 이용한 일본 전통정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오키나와 전통 민속 공연 - 마쯔리(축제)를 하고 있는 모습. 류큐 왕조는 없어졌지만 전통 민속문화를 지역주민 축제로 이어가고 있다.

왕족 및 사신이 휴식을 취했던 정원 ‘시키나엔’
시키나엔은 류큐왕국 때 왕족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했던 별저이자 정원이었다. 이곳 정원은 수령이 오래된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으며 큰 연못이 있다. 특징적인 것은 류큐왕국이 중국과 활발히 교류했던 것을 증명하듯 정원은 중국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연못 안에 있는 섬에도 크고 작은 2개의 돌다리를 걸쳐 놨는데 아치형의 이 다리에서 역시 중국방식을 엿볼 수 있다.
시키나엔의 조경방식은 연못 주변을 거닐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 ‘회유식 정원’으로 이 방식은 근세 일본 다이묘(大名)들이 주로 사용했던 정원방식이기도 하다. 시키나엔은 1975~95년 복원된 것으로 2000년에 일본의 특별명승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2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 시키나엔


어전 _ 상류층의 격식 있는 목조 건물.

바다 위의 숲 ‘맹그로브 군락’을 만나다
서양의 아열대나 열대 해변이나 하구 습지에서만 볼 수 있다는 맹그로브 숲을 오키나와 코오리지마에서도 볼 수 있다. 맹그로브 숲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하구에서 자라며 수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가 되는 홍수림으로 놀라운 생명력과 수질개선 능력을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맹그로브숲


류큐왕국 최고 축성가가 살던 ‘나카무라 가옥’
이곳은 약 500여 년전 나카무라가의 선조 하씨 충신이며 류큐왕국 최고의 축성가로 이름을 날리던 고사마루가 이주해 살았던 곳으로 현존 건물은 18세기 건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곳 건축구조는 카마쿠라 및 무로마치 시대 일본 건축의 흐름을 물려받고 있지만 각 부분에 특수한 기법이 더해져 독특한 주거 건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 가옥은 전쟁의 피해를 면했던 몇 안되는 전통 목조가옥이다. 사족의 집터 및 농가 형식이 합쳐진 형태를 띠고 있으며 집터는 남향의 완만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동남서에서 류쿠석회암을 쌓아 담을 만들고 안쪽에는 방풍림으로 후쿠기를 심어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 나카무라 가옥


자연암석과 지형이 어우러진 ‘나카구스쿠 성터’
앞서 본 나카무라 가옥에서 살던 고사마루라는 건축가가 지은 성의 유적으로 류쿠왕국시대에 세워졌다. 작은 만리장성을 연상케 하는 이 성터는 정교하게 쌓아져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어 전통 성곽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곳 성벽은 자연암석과 지형이 교묘하게 어우러져 곡선의 석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 제일 높은 돈대에 오르면 태평양과 동중국해를 바라볼 수 있다. 나카구스쿠 성터는 2000년 12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오키나와의 랜드마크, 해양 엑스포 공원
오키나와 해양 엑스포 공원은 23만평 규모의 복합해양공원으로 1975년 열린 오키나와 국제해양박람회장을 테마파크로 재조성한 국영공원이다. 이 공원은 상어 및 각종 물고기 모양의 꽃탑과 잘 가꿔진 수목이 에머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더욱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더불어 원형전망대와 열대과수가 가득한 열대드림센터, 다양한 식물을 즐길 수 있는 열대·아열대 도시녹화식물원, 돌고래 쇼를 즐길 수 있는 오키짱 극장, 17~19세기의 오키나와 촌락을 재현한 오키나와 향토촌, 에메랄드 빛 아름다운 해변을 즐길 수 있는 인공비치인 에메랄드 비치 등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 해양엑스포공원

 

 

▲ 츄라우미수족관

깊은 바다에 들어온 듯 신비한 ‘츄라우미 수족관’ - 4층 규모의 츄라우미 수족관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족관으로 고래상어·쥐가오리·만타가오리 같은 거대한 상어 및 가오리를 비롯해 신비한 수생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흑조의 바다’라는 수족관은 7500㎥ 수량의 대수조로 고래상어나 만타가오리 최장기 사육기록을 갱신한 곳이기도 하다.

오키짱 극장 - 2마리의 큰 돌고래와 6마리의 작은 돌고래가 함께 연출해내는 ‘돌고래 쇼’. 이곳에서는 돌고래들의 놀라운 점프력과 귀여운 몸짓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열대드림센터 - 열대·아열대 식물과 2000가지의 진귀한 난들이 가득한 열대드림센터는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으로 만든 메인 홀을 시작으로 관엽식물을 볼 수 있는 크로톤 테라스, 바닷가와 공원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원형관망대, 열대 수생식물을 즐길 수 있는 빅토리아 그린하우스 등 14개의 관람코스가 마련돼 있다.

 

 

▲ 열대드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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