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은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회화나무를 꼽았다.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고, 큰 학자나 인물이 나며, 또 잡귀신이 범접하지 못하고 좋은 기운이 모여들어 매우 귀하고 신성하게 생각하여 함부로 아무 곳에나 심지 못하게 하였다.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힘이 있다 하여 재판관은 이 나무를 들고 송사에 임했고, 고결한 선비의 집이나, 서원, 절간, 대궐 같은 곳에만 심었으며, 특별히 공을 많이 쌓은 학자나, 관리에게 임금이 하사하는 상으로 회화나무를 내리기도 했다.

하늘의 별들 중에서 불과 해독작용을 주관하는 허성(虛星)의 정기를 받아서 자라기 때문에 늙은 회화나무는 불을 잘 일으키고 그 속에 신선(神仙)이 깃들여 있다고 믿어왔다.

이 나무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의 고사로 우리와 친숙하다.
주인공 순우분이 괴안국의 남가군 태수가 되어 호의호식하고 살다가 쫓겨나는 꿈을 꾸었는데, 깨어 보니 괴목(槐木) 밑이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회화나무꽃을 괴화(槐花)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회화나무이름이 중국의 괴(槐)의 발음이 ‘회’이기 때문에 ‘회화나무’, ‘회나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선비가 이름을 얻고 물러날 때에도 회화나무를 심어서 학자수, 출세수, 행복수라고 불렀다.
 

 

세정승을 의미하는 창덕궁 돈화문 앞 회화나무의 수령은 300년 이상된 노거수이다.

그 풍습이 우리나라에서도 전해져 창덕궁 돈화문에 들어서면 왼쪽에 회화나무 3그루가 있고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에도 노거수가 여럿 있다.

회화나무는 높이가 30m정도로 자라고 굵기는 2m정도까지 자란다. 작은 가지는 녹색으로 흰 가루가 덮여있고, 7~17개의 작은 잎들이 모여 깃털모양처럼 생긴 기수우상복엽이다.

꽃은 7~8월경에 황백색으로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열매는 5~8㎝로 10월경에 마치 눈사람 모양을 하며 대롱대롱 길게 익는다.

회화나무의 꽃인 괴화는 출혈을 멈추게 하고 치질, 가슴앓이, 고협압 등을 치료하는데 쓰이고, 열매인 괴각에는 많은 양의 루틴(Rutin)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간과 대장의 열을 없애고 두통과 어지럼증에 쓰인다.

회화나무 진은 중풍으로 인한 팔다리 마비, 구안와사, 파상풍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목재는 빛깔에 따라 백괴, 두청괴, 흑괴라 하여 가구재로 많이 쓰인다.

회화나무는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의 하나로 인천 신현동(제315호), 충남 당진 송산면(제317호), 경북 경주 안강읍(제318호로), 경남 함안 칠북면(제319호)등. 모두 수령이 400~500여년 정도 된 노거수들로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

성장이 빠른 회화나무는 수형이 웅장하고, 깨끗한 품위를 지닌 학자가 연상되어 사대부가에서 주로 심다가 마을과 집안의 행복을 위해 정자목으로, 요즘은 가로수, 아파트 정원수, 기념수로 사랑받고 있다.


회화나무관리법

적지
: 토심이 깊고 과습지만 아니면 토양을 가리지 않고 척박지에서도 잘 자란다.

번식 : 실생-가을에 채종 즉시 마르지 않게 깍지를 제거하여 직파하거나 저온에서 모래와 섞어 가매장한 후 이듬 해 봄에 뿌린다.

육묘 : 실생 1년째 가을에 20㎝ 정도로 자란다. 묘상에 두고 2년 비배하면 실생 2년째 50~60㎝로 자란다. 육묘시의 생육은 느리나 이 때 부터 곁가지도 나오므로 3년째 봄 싹트기 전에 나무 간격을 넓혀주며 2~3년 후 잎이 맞닿을 때에 이식한다.

병충해 : 줄기나 가지에 혹같이 부풀어 올라 발생하는 녹병과, 잎에 탄저병이 발생하면 잎이 피기 전에 석회유황합제나 보르도액을 뿌려 예방한다.

이용 : 추위와 병충해, 공해에 강해 공원의 독립수, 녹음수, 가로수, 기념수에 이용된다. 또 항암효과가 있는 꿀을 얻을 수 있는 밀월식물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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