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요? 시흥시 주민들에게 축하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개막식이 열린 지난 8일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좋은 공원을 즐길 수 있게 된 기쁜 날’이라고 표현하면서 “70%가 그린벨트이며 갯벌과 항구, 시화호 등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시흥시에 이런 공원이 마련돼 더욱 아름다운 도시가 됐다”면서 “이로 인해 시민들은 행복해지고 또 더 발전하는 도시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초의 시민 참여형 공원 프로젝트였다. 이 박람회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윤식 시흥시장, 원혜영 국회의원, 조정식 국회의원, 조세환 (사)한국조경학회장 등 다수 인사가 참석해 축사를 전했으며 약 20만명의 시민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전문가 및 시민들은 “생각보다 더 알찼다. 향후 이어질 행사도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전문가가 참여한 모델정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및 가든대학에서 참여한 시민·참여정원 등 비전문가가 조성한 정원들까지 조성, 함께 어울려 즐기는 ‘참여형 공원축제’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이런 정원문화박람회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흥시에서 개최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 또 전문가·시민·대학·업체 등 많은 이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는 행사였다”면서 “물질적 성장을 해왔던 도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는 기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환 (사)한국조경사회장은 “이런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도 개최됐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면서 “첫 행사인 만큼 보완점도 보일 수 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일이다. 이 정도도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첫날 기념식에서는 시민이 참여한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한 시상식도 개최했다.

시상은 베란다 가든·시민정원·조경가든대학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베란다가든 경진대회에서는 ‘내고향 정원’을 주제로 꾸민 한정옥·박순희 씨가 영예의 최우수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또 ‘연어의 꿈’을 주제로 꾸민 윤화숙 씨는 우수상(시흥시장상)이, ‘효’를 주제로 한 이경로·김은희 씨에게는 장려상(조직위원장상)이 수여됐다. ▲시민정원 부문은 김은선 씨의 ‘휴 정원’이 최우수상을, 이인실 가족의 ‘오강정원’이 우수상을, 윤종각 씨의 ‘조각정원’이 장려상 작품으로 꼽혔다. ▲조경가든대학 부문의 최우수상은 한경대 ‘시가 있는 정원’이 수상했다. 또 안산공과대학 ‘물이 있는 정원’과 신구대 ‘들꽃마당이 각각 우수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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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원 유형 ‘총망라’


이번 행사의 백미는 바로 모델정원, 실험정원, 시민정원, 참여정원 등 다양한 정원을 한 번에 모두 즐길 수 있다는 데에 있었다. 박람회장 안에는 기존 옥구공원을 리모델링 한 공간 외에도 모델정원 6개, 실험정원 2개, 시민정원 11개, 참여정원 8개 등 총 28개의 개성 넘치는 공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6개의 모델정원은 문현주 오브제프랜 대표, 임춘화 아이디얼 가든 대표, 황용득 동인조경 마당 소장, 정문순 그린컬쳐조경설계사무소 소장 등 국내 최고의 조경가와 정원 디자이너, 관련 기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문현주 소장이 선보인 ‘마당 그리고 담 넘어 이야기’는 한옥 마당의 의미를 모던하고 단아한 정원으로 재해석한 정원이다. 넓은 잔디와 잔자갈의 수평적 연속 문양으로 구성된 ‘잔디밭’, 옥구산 기슭의 돌을 이용해 앉을 수 있는 높이로 만든 ‘낮은 담’, 산 기슭에서 나오는 긴 수로와 그 끝에서 떨어지는 낮은 폭포 그리고 연못 등 깊고 또 넓게 공간을 활용해 편안한 마당을 만들었다.

황용득 소장이 구성한 ‘지지배배 정원’은 공원 내의 갇힌 새장과는 반대되는 공간으로 새들이 자유롭게 서식할 수 있도록 넓은 원형의 대나무 숲과 새집을 조성했다. 또 문화성을 상징하는 다원색을 가진 6개의 파이프를 만들었는데 이는 숲 중앙에 마련된 새집 내부 또는 반대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황 소장은 “정적인 정원이 아닌 다른 시각의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새들이 갇혀진 공간이 아닌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해피 어반 키친 가든’은 “도시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작은 정원을 구성할 때 아이디어를 참고할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라고 임춘화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이 정원은 ‘보는 즐거움과 기르는 즐거움이 공존하는 행복한 정원’을 주제로, 풍성함이 넘치는 로맨틱한 스타일의 정원으로 조성했다. 영국 코티지 가든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식재공간은 키친 가든 요소를 도입하였으며, 작은 텃밭 코너도 마련돼 있다.

그린걸쳐조경사무소 정문순 소장이 디자인한 자연이 숨 쉬는 정원은 화산석을 주재료로 사용했으며 가공하지 않은 돌을 사용해, 자연 속 공간인 듯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콘크리트 등 인공적인 접착물질을 이용하지 않고 설치해 환경유해 물질에 대해서도 자유롭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이 정원 조성을 후원한 박용철 에코드림 대표는 “화산석의 경우,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들꽃이 피기도 한다. 이 덕분에 더욱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가든은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도시공사의 조경직원들이 직접 디자인 및 시공한 정원이다. 이성종 경기도시공사 과장은 “이번 정원은 부서지고 갈라진 돌틈 속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또 경기도시공사가 이런 자연으로의 복구 노력을 함께할 것임을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매립지 경관 특성을 나타내는 억새·수크렁·상록패랭이 등의 그라스류 식물을 주 소재로 도입했고 녹슨 철근으로 망태를 만들어 부서진 돌들을 담아 담장을 만들었다. 특히 현장에서 직접 채취한 파쇄석을 활용한 것은 ‘재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와 일본의 우호 증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한일 우정의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일본정원은 고스기조원에서 만들었다. 이곳은 일본 전통정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삼존석과 다실을 적용시켰다. 삼존석은 3개의 돌을 활용하는 안정감 있는 일본 전통 정원 배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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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나눔 문화’ 확산…새로운 공원모델 제시


이번 박람회에는 비전문가인 시민이 꾸민 정원도 다수 선 보였다. 시민들의 DIY 정원 9팀, 조경가든대학의 실습정원 5팀을 비롯해 업체들이 참여한 정원까지 포함하면 총 24개에 달하는 일반 업체 및 시민정원이 전시됐다. 공원이나 정원을 만드는 일에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사고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이번에 조성된 정원이나 설치된 시설물이 행사 후 철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또 ‘시민참여’를 이끌어낸 도시정원문화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까지 밝힌 바 있다. 일회성 축제가 아닌 정원문화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시민정원에 참여한 목감동 주민자치회 정철주 위원은 “우리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목감동의 실개천을 연꽃과 부레옥잠 등을 활용해 개선시켰다”면서 “그 결과 현재는 그 실개천이 동네 인기지역으로 변했고 그때의 사례를 이번 옥구공원 시민 참여 정원에 재조성해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민자치회 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자치구의 환경개선에 직접 참여하다보면 지역 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면서 “이번 정원박람회 역시 직접 참여해 보니 옥구공원에 더욱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물이 있는 정원’을 조성해 조경가든대학부문 우수상을 받은 조경가든대학 푸르미회 서부지회 정명자 씨 역시 “조경가든대학을 통해 저렴하게 정원가꾸기를 배우고 또 이렇게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얻어 매우 좋았다.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한번 더 참여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본 행사 외에도 나도 가드너, 정원문화산책, 한여름밤의 가족캠프, 도시농부학교, 다문화가족 숲체험 등의 사전행사가 앞서 진행되고 있으며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사후 행사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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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박람회…모바일로 상세정보 바로 확인


옥구공원에 조성된 모든 정원들에는 QR코드가 새겨진 정원 안내판을 볼 수 있다. 박람회도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똑똑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 QR코드가 있는 안내판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되면 각 정원의 제목과 참가자, 디자인 의도 등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또 행사기간 내내 정원박람회 전용 트위터 고객센터를 운영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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