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조경 및 정원과 관련해서 많은 전시회와 박람회가 있지만, 이번에 처음 열리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그 규모와 성격, 전시준비과정 등 여러 면에서 크게 다르다. 사실 명칭을 박람회라고 붙여서 그렇지, 실제로는 ‘초대형 공원만들기 퍼포먼스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박람회라고 하면 1회성 전시행사로 그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3일간만 전시행사를 진행한 뒤 모든 시설은 원형 그대로 개최지인 시흥시 옥구공원에 보존된다.

다시 말해서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될, 개최도시인 시흥시가 제공한 넓은 공원부지에 계획적으로 전문가와 시민, 학생들이 참여해서 각양각색의 정원이 조성되는 것이다. 파격적인 실험이 아닐 수 없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크다.

첫째, 시민참여형 행사라는 점이다.
주최 측이 판을 만들고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조성하는 그 준비과정과 결과물들은 정원문화의 확산과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기존 공원의 리모델링 방법의 새로운 시도이다.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은 앞으로 31개 지자체를 순회하며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첫 개최지인 옥구공원은 이미 조성된 기존 공원을 리모델링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참여형 정원박람회를 공원 리모델링으로 승화시킨 혁신사례라 하겠다.

셋째, 시민의 참여를 위해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최지인 옥구공원에서는 이미 7월부터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돼 왔다. 나도 가드너, 정원문화산책, 나만의 명품정원, 숲속공작교실 등 10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박람회 행사의 참여 분위기를 북돋아줬다. 또한 이번 행사기간 중에도 세계의 정원이야기, 정원만들기 특강, 전정시연 등의 강좌도 마련됐다. 행사 한달을 앞두고는 ‘해피가든 이벤트’를 열어 모델정원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는 점도 주목되는 아이디어다.

그밖에도 ‘제1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많은 교훈을 전해주고 있어서 조경을 업으로 하고 가드닝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놓친다면 후회하는 일이 생길 것이므로 꼭 챙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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