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은 일제 강점기였던 1926년 서울성곽을 허물고 건립한 공설운동장이다. 당시 역사적인 의미는 무시된 채 일제에 의해 건설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3년 이후 체육시설로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점점 노후화되고 있던 이 공간을 연면적 8만3000㎡에 이르는 다목적 전시·컨벤션홀, 디자인 전문 전시관, 정보교육센터, 체험관, 디지털 아카이브, 박물관, 디자인&미디어랩, 편의시설 등 복합 기능의 디자인플라자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 공간을 단순히 복합 기능의 건축물이 설립된다는 설명만으로 마무리 짓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자인 서울’을 표명하고 있는 서울시는 이 공간을 의류·패션 산업 및 디자인 메카로 조성한다는 목표 하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건축물도 ‘디자인’을 강조했다.

조경과 녹지가 하나로 어우러진 이 건축물은 도심 속의 오아시스 정원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때문에 높은 건물들이 주를 이룬 동대문 주변의 도시적인 이미지와 대조적으로 낮게 조성했다. 그리고 건물의 지붕에는 녹화를 시도했다. 환경적인 장점도 있지만 다른 높은 건물에서 내려 보는 경관까지 배려한 것이다.

반면, 색이나 문양, 동선, 수경시설 등은 전통적인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공사 중에 발견된 역사유물들을 공원 쪽으로 이동시켜 이용객들에게 공개했다. 발견된 옛 성곽 역시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스럽게 동선 축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했다. 성벽 옆에 설치됐던 방화수 시설도 그대로 복원, 공원의 수경공간을 대체한다.

DDP의 설계를 맡은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는 이 공간을 ‘혼란스럽고 정리되지 않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디자인·패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건물도 ‘신선한 바람’의 이미지를 선택했다. 또 건물 내와 밖, 옛 모습과 현대적 모습, 지형의 단차 등이 바람에 물결치듯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건물 중간에는 풍경축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공원 즉 앞마당이 보인다. 한국의 성곽을 재해석해 건물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면 전통방식의 마당이 드러나게 만든 것이다. 이 앞마당은 지붕 위로도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녹지축이 연결돼 있다.

DDP 중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지난해 말 완공해 개방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공사가 40% 정도 진행된 상태다.

▲ 곡선들이 중첩돼 산수화 속 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 발굴된 유물을 그대로 전시, 조경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 옛 성곽도 그대로 복원해 잔디광장과 함께 배치

 

▲ 동대문운동장의 조명탑이 그대로 남겨져 공원 조명으로 이용
▲ 외부 공간 역시 물결치듯 높낮이를 변화시켜 자유로운 동선 조성
▲ 식재 구간은 다양한 색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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