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구중궁궐에 복숭아 빛 뺨에 고운 자태를 지닌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다.

임금의 눈에 띄어 성은을 입은 소화는 빈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하룻밤의 사랑이었을 뿐 임금은 소화를 찾지 않았고, 왕을 그리다 외로움은 병이 되어 죽고 말았다.

소화는 죽기 전에 자신을 담 밑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 뒤 그 자리에 붉은 꽃이 피었고, 궁궐 담을 타고 꽃잎을 크게 벌려 임금의 발소리라도 들으려고 기다리는 가련한 꽃이 되어 ‘능소화’라고 불렸다.

능소화는 아주 붉지도 그렇다고 노랗지도 않으며 붉은 빛과 노란빛의 적절한 조화를 이룬 주홍빛의 자태가 소화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손을 유혹하지만, 한이 많은 탓인지, 아니면 오로지 한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기 위함인지 꽃가루에 독이 있어 눈에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꽃은 아름다움을 다한 후 시들어야만 떨어지는 반면에 능소화는 절정일 때 떨어진다. 그 또한 소화의 아름답고 짧은 인생을 말해주는 듯하다.

능소화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정원이나 절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학명 Campsis는 그리스어로 ‘구부러지다’, grandiflora는 ‘큰 꽃’을 뜻한다. 서양에서는 트럼펫을 닮은 꽃 모양과 벽이나 나무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trumpet creeper 라고 부르며, 꽃말은 ‘명예’, ‘자랑’, ‘자만’이다.

꽃잎은 다섯 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장인 통꽃으로 되어 있다. 질 때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활짝 핀 그대로 톡톡 떨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죽어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옛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하여 양반꽃이라 부르며 양반집의 정자나 울타리에 심어 한여름 내내 꽃을 감상하며 즐겼다고 한다.

회갈색의 수피가 세로로 얕게 갈라지는 모양이 마치 고목처럼 보여 기품이 있어 보인다. 잔가지는 갈색이고 가지 끝에 흡반(또는 흡착근)이 있어 벽이나 다른 나무에 붙어 올라가고 길이는 10m에 달한다. 잎은 대생(마주나기)이고, 홀수 1회 깃꼴겹잎으로 작은 잎은 7~9장이며 달걀형~긴 달걀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3~6㎝로 자란다.

꽃은 7~8월에 새로 난 가지 끝에서 6~8㎝ 정도로 큰 나팔처럼 생겼다. 원추꽃차례로 긴 줄기에 좌우 아래, 위로 엇갈려 피는데, 환하게 핀 능소화를 보면 지루한 장마로 우중충한 기분을 바꿔주어 ‘능소화가 피면 장마가 진다는 말이 있다. 10월에 삭과로 길게 달리는 열매는 갈색으로 익고, 네모난 열매가 둘로 갈라지면서 씨앗을 드러낸다.

한방에서는 꽃을 혈체·월경불순·산후통·어혈 등의 치료에 쓰고, 뿌리는 자위근이라 하여 피부 소양·풍진·요각불수 등에 이용하며, 잎과 줄기는 자위경엽이라 하여 피부 소양·인후종 등에 쓰인다. 그러나 임산부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능소화는 덩굴성이라 큰 공간이 필요치 않다. 공원의 퍼걸러 옆이나, 주택가 담장 밑에 심으면 집 바깥풍경을 화사하게 해준다. 또 건물 벽면녹화나, 절개지의 포장으로 사용된다.

 

능소화 관리법
적지 : 추위에 약하나, 토성에 대한 적응성은 강하다. 수분이 많고 비옥한 사질토양에서 잘 자라며 너무 건조하지 않은 곳에 적합하여 해안이나 도심에서도 잘 자란다.

번식중 삽목 : 3월말 전년도 가지의 두 마디정도에 발근제를 처리한 후 45℃가량 땅위로 3~4㎝나오도록 꽂고 수분증발 방지용 발코트 약제를 발라준다.

뿌리꽂이 : 긴 뿌리를 채취해 손가락정도의 굵기는 3~4㎝, 좀 더 가늘면 5~6㎝씩 뿌리를 잘라 꽂는다. 식재 후 차광망을 설치하고, 식재 전 거름은 피하고, 식재 후 활착되어 묘목의 새순이 15~20㎝정도 자랐을때 복합비료를 2회 정도 시비한다.

성목으로가꾸기 : 반드시 발목(참죽나무가 좋음)을 세워줘야하는데, 땅으로 기어서 자란 가지는 동해피해로 죽게 되고, 뿌리형태로만 자라게 된다.

병충해 : 박쥐나방, 유리나방등의 심식충 유충은 연한 풀에서 1㎝가량 성장 한 후 능소화로 이동하므로 6월 중순~7월초 사이에 맹독성인 침투성농약으로 묘목과 잡초의 줄기에 충분히 젖도록 살포한다. 피해가 심하면 농약의 기준치보다 높게 희석하여 주사기로 심식충이 들어간 구멍에 주사하고 구멍을 메우면 질식하여 죽게 된다.

담장 너머로 님을 기다리는 능소화나무 꽃

능소화의 특징

학   명

   Campsis grandiflora

분   류

   능소화과, 낙엽활엽관목

분포지

   한국, 중국, 북아메리카

용    도

   정원수, 공원수, 사찰 조경수

개화기, 꽃

   7~8월, 주황색

결실기, 열매

   10월, 갈색

 

능소화나무 단가표

규  격

조경수협회

조달청

L 2.0 x R2

30,000원

28,700원

L 2.5 x R4

90,000원

89,600원

L 3.0 x R6

192,000원

170,000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