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근 조인플라워 대표
지저분한 흙 없이 식물을 키울 순 없을까? 식물을 천장에 매달 순 없을까? 조화가 아닌 진짜 식물의 잎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순 없을까?

일반적인 식물에 대한 상식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뿌리 없이 자라는 ‘틸란드시아’를 이용하면 가능해 진다. 이 식물은 투박한 화분과 흙에서 벗어나 오롯이 잎만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틸란드시아는 뿌리가 아닌 잎을 통해서 양분을 흡수하는 공중식물이다. 특히 이 식물은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오히려 성장이 빨라지며 돌, 나무 혹은 조개껍질과 같은 물체에 접착제로 간단히 붙여 다양한 소품으로 재 디자인해 거실이나 침실에 두고 기른다고 해서 애완식물(Pet Plant)로도 불린다.

흥미로운 식물 ‘틸란드시아’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조인플라워 김용근 대표를 만나 이 식물의 관리방법과 연출기법에 대해 들어봤다.




정말 뿌리가 없는데도 살 수 있나?
틸란드시아는 뿌리가 아닌 잎의 미세한 솜털 속 흡입관을 통해 양분을 흡수해 성장하는 희귀식물이기 때문에 뿌리 없이도 잘 성장한다. 뿌리는 다른 물체에 착생하는 데에만 이용되기 때문에 자르거나 제거해도 식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땅에 심으면 뿌리 밑동부터 썩어 식물을 고사시키는 원인이 된다. 흙 없이 생장하기 때문에 깨끗하며 병해충의 피해도 없어 관리도 쉽다.

어떤 환경에서 키워야 하나?

이 식물은 파인애플과의 Bromeliaceae종의 식물로서 미국·멕시코·에콰도르·콜롬비아 등 아메리카의 아열대를 중심으로 넓게 분포돼 있다. 식물의 종류는 2500여종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식물은 뜨거운 열대기온이나 안데스 산맥의 차가운 고산지대 등 거친 기후나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적응하는 식물로, 장마철 뿐 아니라 모든 식물이 말라버리는 건기에도 잘 견디는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틸란드시아는 사람이 살기 적당한 환경인 10~32도 사이가 이상적이며 주야간 온도차는 5도 정도여야 한다. 특히 실내에서 이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빛과 통풍이 필수 요소다. 야외에서는 차광막이나 나무아래, 베란다, 테라스 등 빛과 그늘이 교차되는 곳이 적당하다. 1~2시간 정도의 부분적인 햇볕을 쪼이는 것은 좋으나 하루 종일 직사광선을 노출시키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

물은 어떻게 줘야 하나?
물은 소낙비를 맞은 것처럼 위에서 아래까지 충분히 젖도록 분무해야 하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주면 된다. 겨울철에는 5일에 한 번씩 15℃의 미지근한 물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번씩 3~4시간 정도 물속에 완전히 담가 두는 것은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장기 출장 전 하루에 4시간씩 2~3회 혹은 12시간을 물속에 담가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주면 수개월까지도 견딜 수 있다.

물주는 시기를 놓치면 색깔이 선명하지 못하고 잎의 힘이 없어 서로 꼬이는 탈수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수분을 흡수하지 못했더라도 잎에 그린색이 남아 있다면 하루 최대 12시간 혹은 2~3일 동안 하루 4시간을 규칙적으로 물속에 담가놓고 건조시키기를 반복하면 서서히 회복된다.

어떻게 이 식물을 보급하게 됐나?

해외 전시회에서 처음 접했다. 그 때부터 우리나라에도 이 수종을 수입, 보급해 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초기에는 1~2개씩 수종을 찾아내 수입해 왔다. 현재는 12개 나라에서 이오난사·스카포사·묘수라·푸취·볼보쌰·인카나타 등 180종의 틸란드시아를 수입하고 있다. 수종은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틸란드시아의 응용방법은?
이 식물은 일반적인 식물과 달리 낮에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야간에는 더욱더 풍부한 산소를 만들어내 공기정화용 식물로의 효과도 높다.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낚시줄을 이용해 틸란드시아를 천장에 매달거나 인테리어 소품이나 각종 악세사리 위에 올려놓거나 혹은 글루건으로 붙여 사용하는 방법이다. 또한 지붕 녹화나 벽면녹화, 간판디자인, 조형물의 포인트 장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식물을 활용해 특색 있는 디자인 시도도 가능하다.

틸란드시아를 처음 한국에서 판매할 당시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 식물을 땅에 심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우리는 이 식물을 매달거나 인테리어 및 조경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화기와 기본 장치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천정조경 및 벽면조경시스템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에 있다. 이외에도 촛대, 간판, LED 조명과 어우러진 패널 등 다양한 응용안도 계속 소개해갈 계획이다. 이 식물 자체가 소비자에게 소개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그 사례는 많지 않지만 조경 소재로의 다양한 응용도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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