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학식 있고 덕망 있는 기품과 품위를 지닌 선비가 죽으면 묘지의 주변에 모감주나무를 심었다해 ‘양반나무’라고도 불렸다.

중국문헌「三才圖解」(1609)에서는 키 큰 나무에 흑색의 단단한 씨가 들어 있어 ‘목란자(木欒子)’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비수’ 또는 ‘학자수’라고 했다. 영어 이름은 ‘Golden rain -Tree’ 즉, 6~8월경에 황금색 꽃이 피면 20~30일간 유지되고 화려한 느낌을 주어, 꽃이 흔하지 않은 한여름에 황금색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열매 안의 씨앗이 단단하고 윤기 나는 구슬모양을 하고 있어서 염주를 만들기 위해 사찰 주변에서 피나무와 더불어 많이 심었기 때문에 ‘염주나무’라 불리 운다.
또한 꽃은 황색물감으로 탱화를 그릴 때, 비누대용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모감주나무란 이름은 닳아 없어지거나 소모돼 줄어든다는 뜻의 ‘모감(耗減)’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이 또한 염주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황해도 이남의 바닷가 숲에서 주로 자라며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설도 있지만, 안면도를 비롯한 서해안에서 자생하고 있어 이제는 완전한 한국 자생식물로 자리 잡았다.

15m높이의 키가 큰 나무로 상목으로 사용하면 좋고, 관목성인 것이 많아 군식으로 심으면 더욱 좋다. 잎은 어긋나고 7~15개의 작은 잎은 깃꼴겹잎이며 달걀형이나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고 뒷면에 작은 털이 있다.

꽃은 원추화서로 가지 끝에 25~35㎝ 길이로 4개의 노란꽃잎 안에 붉은빛이 물들어 꽃잎이 뒤로 젖혀진 모양을 하고 있다.

꽃이 지면 연두색의 꽈리가 황갈색으로 변해 세 갈래로 갈라져 까만 열매를 볼 수 있다. 이 열매를 금강자(金剛子)라고 부르고, 꽃과 잎을 말려 한방에서는 요도염, 장염, 치질, 안질 등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바닷가의 방풍림으로 심으면 좋고, 환경오염에도 강해 도시의 가로수, 공원 녹지대의 관상용으로 심고, 생태공원의 조경수로 적합하다.

적지 : 추위와 공해에 강하고 비옥한 척박지에서도 잘 자란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내조성과 내염성, 내건성이 강하다.

번식 : 가을에 종자를 채취해 실생으로 번식하거나 여름에 삽목으로 가능하다.

병충해 : 심식충이나 박쥐나방을 주의해야하는데 구사치온수화제 700배액이나 파라치온 50배액을 뿌려 구제한다.

모감주나무를 볼 수 있는곳

1) 천연기념물 제 138호로 지정된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있는 군락지는 방포해수욕장 해변에 9,567㎡ 정도의 면적에 길이 120m, 너비 약 15m, 2m정도 높이의 나무가 400∼500그루 자라고 있다.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병풍을 펼쳐놓은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자연적으로 자라 있다.

2)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발산리에 병아리꽃나무 군락지와 더불어 천연기념물 제 371호로 영일만 해안 일대의 경사 30도 정도의 암석 지대위에 지름 25㎝의 굵기에 120~130년 정도 된 300여 그루의 모감주 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은 모감주나무 군락지 중에 크기와 면적, 개체수에서 최대이다.

3) 전남 완도군 대문리의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428호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모감주나무 군락지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큰 나무들로 구성돼 군락지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4) 1984년 경북기념물 제 50호로 지정된 경북 안동시 임하면 송천동에 높이 약 15m, 흉고직경 37㎝, 면적 1,356㎡로 수령은 약 3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석문(石門) 정영방이 생전에 아끼던 나무로 1650년 그가 죽자 이듬해 그의 아들이 경북 영양군 입암면 화당동 자양산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 심었다고 전한다. 현재 동래정씨 석문공파종중이 소유·관리하고 있다.

 

▲ 한 여름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모감주나무꽃

 

 

 

 

 

 

 

 

 

 

나남영 기자 news1000@l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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