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허스크바나 본사인 스웨덴에 갔다가 ‘가데나’ 제품의 한국총판도 맡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대답했던 이유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경진이레 장호성 대표는 허스크바나 제품에 이어 가데나까지 납품하기 시작했던 것은 우연한 기회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허스크바나가 가데나를 인수한 뒤 한국딜러였던 그에게 해외 전시회를 다니면서 관심있게 봐 왔던 세계적인 정원용품 브랜드인 가데나의 한국 총판을 맡지 않겠냐는 의외의 제안을 했던 것. 우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자는 목표로 참가했던 ‘대한민국 조경박람회’를 통해 ‘가데나’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진이레의 ‘이레’는 행운의 숫자인 ‘7’로 해석하는 이도 많지만 사실 ‘미리 알고 예비하심’을 뜻하는 ‘여호와 이레’에서의 그 ‘이레’를 차용한 것이다. 그 이름 덕분일까. 경진이레의 미래를 준비하는 그 움직임은 남다르다.

“최근 정원 그리고 텃밭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조경에 대한 인식도 좋아졌고요. 따라서 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원문화의 흐름에 따라 관련 제품도 필요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성능이 떨어지는 저가 제품보다는 기능이 좋고 튼튼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성향에 맞춰 적당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장 대표와 몇몇 직원들은 올 8월 독일 본사로 가 교육도 받을 예정이다. 제품 생산 공장을 견학하고 교육까지 받고 오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없이 결과를 얻는 것은 없다”는 장 대표는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춘 마케팅 정보와 기술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직원교육 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는 성경 속 이야기처럼 말이다.

미래 한발 앞서 준비하는 기업

경진이레는 처음 전동공구 및 기계공구 등을 취급하는 ‘경진기공사’라는 이름으로 청계천에서 시작했다. 당시 장 대표는 20대 초의 어린 나이였다. 처음에는 공구만을 취급하다 우연히 ‘나무 자를 톱을 구해달라’는 손님의 요구에 ‘엔진톱’을 구해 팔았다. 그때부터 목재 공구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제품을 검색하다 스웨덴 허스크바나도 알게 됐고 허스크바나의 한국대리점으로 계약을 하겠다는 목표까지 갖게 됐다.

스웨덴으로의 출국을 계획할 당시는 그를 도와줄 지인이 동행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그는 출국할 수 없었고, 해외 경험도 없고 영어도 한마디 못했던 그는 홀로 유럽행 비행기를 올랐다. 그는 당시 상황을 “열일 다 제치고 살아만 돌아가자”라는 생각밖엔 못했다고 회상했다.

어쩔 줄 모른 채 경황없이 올라타게 된 그 비행기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줬다. 우여곡절 끝에 4일만에 스웨덴에 도착했고 허스크바나 본사에서는 한마디 말도 못하는 그를 위해 통역사와 함께 그가 묵은 호텔로 다음날 다시 찾아와 준 것이다. 덕분에 ‘살아만 가겠다’는 소박한 목표만을 가졌던 그가 의외의 성과인 ‘허스크바나의 한국 딜러’까지 허락받고 온 것이다.

26년 신뢰도 이어온 기업으로 평가받아

그리고 그 관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다른 신의를 보여줬던 경진이레를 스웨덴 본사에서는 매우 후한 점수로 평가해 주고 있다. 실제로 그는 IMF  위기 때를 제외하고 26년간 한 번도 결제를 늦는 등 약속을 어겨본 일이 없다고 했다. 당시도 직접 스웨덴으로 찾아가 그 상황을 함께 논의했고 본사에서는 그보다 더 고민해 주고 또 실제로 많은 배려도 해줬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본사에서 ‘25년 간의 뛰어난 성과를 얻은 기업’이라는 기념패를 받은 바 있으며 뜻 깊은 선물까지 전달받았다.

“본사에서 한국 대리점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해외 전시회를 참여하는 등 지원을 요청했을 때 적극 지원해주고 있지요. 우리 역시 ‘신뢰’를 잃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본사와의 관계를 신뢰로 이어왔다면 소비자와는 한결같은 서비스로 지속해왔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후관리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소비자가 서비스를 받으러 왔는데 관련 부속품이 없다면 새 제품에서라도 빼내 고쳐줄 정도다. 또한 가격을 최대한 낮춰 소비자들이 모조품을 사용하지 않고 정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재 허스크바나의 시장점유율은 20% 정도입니다. 전문가용은 40%까지 됩니다. 그만큼 이용률이 높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서비스만큼은 한결같습니다. 딜러와의 관계와 교육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딜러컨퍼런스가 그 대표적인 행사기도 합니다”

경진이레는 판매사와의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제주도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딜러 컨퍼런스’도 개최한 바 있다. 딜러컨퍼런스는 3~5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행사로 매해 전국의 참가 판매사가 늘어나고 있다.

직원은 ‘자산’…27년간 매주 함께 예배참석

이 기업의 또 하나의 특징은 27년 동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진행했던 직장예배다. 모든 직원이 교인은 아니지만 월요일 새벽에 예배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직원 모두의 약속과도 같은 것이다.

“과거 지인들은 직원들을 고생시키는 일이라고 만류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어린나이에 사업을 시작했고 힘든 과정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을 얻었던 것이 종교였고 일주일에 한번씩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지속해 왔던 것입니다”

이 회사는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평균 10년이 넘는다. 때문에 신입 직원을 선발하는 데 특히 엄선에 엄선을 거쳐 선발한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대표가 혼자 면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함께 감독관이 되어 면접에 참석하고 또 함께 논의해 적정한 자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채택하는 것이다.

엄선한 때문일까. 그는 모든 직원들이 ‘1당100’을 해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매출만을 보고 받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이 매출파악에서부터 대리점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책임지고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매주 2일은 학교 수업도 듣고 있으며 해외 출장도 찾은 편이다. “사장의 역할은 중요한 부분을 결정하고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자신이 편히 외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직원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경진이레는 2000년도에 청계천에서 지금의 양재 사무실로 옮겨왔다. 사옥을 마련해 이사 온 것.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지만 덕분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던 기회도 됐다. ‘우연’이라고 설명하는 그의 준비는 차근차근 한발씩 앞서 준비하고 또 고민해왔던 결과일 것이다.

장 대표는 천천히 준비해 온 ‘가데나’ 역시 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층을 넓히는데 ‘가데나’가 큰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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