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무, 느릅나무, 플라타너스와 더불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칠엽수는 세계 4대 가로수종으로 불릴만큼 조경수로는 매우 각광받고 있는 수종이다.

‘칠엽수’는 흔히 ‘마로니에’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려왔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칠엽수’와 ‘마로니’에는 다른 나무이다.

일제시대 때 원산지인 일본에서 들어온 나무가 ‘칠엽수’이고, 1913년 네델란드 공사가 경술국치(한일병합)로 나라를 잃은 비운의 고종황제께 덕수궁 뒤뜰에 10년 된 ‘유럽산 칠엽수’를 전한 나무가 바로 ‘마로니에’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2002년 월드컵 때 하멜 표착 350주년을 덕수궁에서 갖게 된 이유도 마로니에를 심어 준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일본산 칠엽수의 수피는 흑갈색, 잔가지는 회색이고, 열매가 매끄럽다. 하지만 마로니에의 수피는 회색이고, 잎 뒤와 열매에 가시처럼 돌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잎이 마주나고, 손꼴겹잎이고, 작은 잎이 5~7개이며, 거꾸로 된 달걀모양으로 끝이 뽀족한데, 밑 부분으로 내려가며 좁아진다는 점이다. 잎의 가장자리에 이중 톱니가 있고, 어릴 때는 3~5장 밖에 되지 않지만, 커가면서 잎이 7개가 되어 “칠엽수”란 이름이 붙었다.

5~6월경에 잡성화(한 그루에 양성화, 단성화가 모두 피는 것)이고 원추꽃차례로 1개의 꽃대에 100~300개의 꽃이 촘촘히 달려 핀다.

가을에 갈색으로 익는 열매는 5㎝ 크기로 자라며 둥글고, 두껍고, 단단하다. 열매는 익으면서 3개로 갈라지고 종자는 모양과 크기, 색깔이 밤과 흡사한 적갈색을 띄고 있다. 밤 맛을 기대하며 깨물다가 떫은 맛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떫은 맛을 없애고 떡이나 풀을 만들어 이용하기도 한다.

칠엽수는 성장속도가 어릴 때는 비교적 더디나 오래될수록 빠르고, 넓고 큰 잎이 많아 시원한 나무그늘로 좋으며 자연수형이 아름답다.

칠엽수의 목재는 무늬가 독특하고 아름다워 공예나 가구재, 조각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숯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 목탄으로 사용된다.

꽃은 벌들이 아주 좋아해 밀원(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으로 이용 가능한데, 20m의 나무에서 하루에 꿀이 10L 정도의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옛 부터 마로니에 종자를 치질, 자궁출혈 등의 치료약으로 사용해왔으며, 최근에는 동맥경화증, 혈전성, 정맥염, 외상에 의한 종창 등의 치료와 예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 불로동의 거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로니에 나무로 가로수를 심어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20년 이상 된 마로니에 나무의 가슴높이의 둘레가 90~100㎝정도이다.

또 동숭동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은 1975년 서울대학교 문리대학과 법과대학이 관악캠퍼스로 옮긴 뒤 그 자리에 공원으로 조성되어 문학과 철학과 낭만과 연극의 거리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대학로의 상징이 되어 대학로의 젊음을 회상할때면 마로니에의 그늘이 같이 그리워진다.

수형이 웅장하고 이국적인 모습 때문에 최근에는 공공건물의 광장, 공원에는 단독수로, 주택단지, 도로변에는 열식으로 많이 심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도심지 내 공해가 심한 곳의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 

원추꽃차례로피는 칠엽수의 화려한 꽃

칠엽수 관리법
적지 : 표토가 깊고 습기가 있는 비옥한 토양이 좋다. 너무 건조한 곳은 껍질이 찢어져서 미관이 좋지 않고, 또 먼지가 많은 곳은 잎이 쇠약해져서 낙엽이 일찍 진다.
이식 : 가을의 낙엽이 진 후나 싹트기전인 봄이 좋다. 중부지방에서는 봄에 이식하는 것이 좋다.
시비 : 잘 썩은 퇴비를 지표에 덮어주거나, 밑 둥에서 1~1.5m 떨어진 곳에 12㎝ 깊이를 파고 비료를 묻어준다.
병충해 : 선충의 피해가 심할 때는 메틸브로마이드, DD, EDB, DBCP, 베이팜 등으로 토양훈증을 한다. 흰불나방은 디프수용제 1000배액을 뿌려 방재 해준다.
실생 : 8월에 종자를 채취한 후 건사저장 후 봄에 파종하거나  채종 즉시 파종한다. 종자는 수명이 일년 밖에 못가고 묵은 씨는 발아력이 없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