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신문(5월26일자)을 보고 자세한 진행사항을 알게 됐지만,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뒷북치고 있는 조경 5단체장은 총 사퇴함으로써 그 책임의 일부라도 갚아야 할 것이다.

지난 춘계 조경학회 학술발표회에서 산림청 연구용역 '도시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팀이 “도시의 가로수, 농촌의 마을숲도 도시림에 속한다”는 너무 어처구니 없는 발표를 하고 있어서 흥분한 나머지 본인은 교수의 신분을 망각한 채 과격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본인은 기회 있을 때마다 산림청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업역 확대를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 온 바 있다.

본인이 조경학회 부회장 및 조경직제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산림청 공무원을 많이 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업역 확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일환으로 학교 숲, 서울 숲, 마을 숲, 생태 숲, 휴양림 등 기발한 작명을 하고 임업직 공무원 조직을 이용해 막대한 예산을 퍼 붓고 있으며, 도시나 농촌의 나무는 모두 산림청 관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데도 조경계는 최근 대형 조경공사가 많아지면서 큰돈 버는 재미에 빠지며 안일하게 축배를 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그런 틈을 타서 산림청이 이같은 계략을 세우고 이미 2007년 5월 7일 입법예고를 했었고 6월 초에는 법제처 심사까지 있다는데 조경계가 모르고 있었다니 무슨 변명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법이 통과되고 안 되고를 떠나 무책임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5개 단체장은 모두 책임을 져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산림청에서는 조경 업역을 침범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숲 관련 연구용역에 필수적으로 조경학 교수를 참여시키도록 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순진한(?) 교수들이 연구비에 현혹돼 이용당하고 있는 것도 개탄스러운 일이다.

교수는 선비이어야하고 군자이어야 존경을 받는다. 즉 세속에 물들지 않고 의연하게 자기 직분을 다 해야 스승 대접을 받게될 것이다.

이번 일로 개인에 상처를 주기 보다는 조경계가 쇄신되어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고대할 뿐이다.

2008. 6. 4                                        
고려대학교 교수, 한국조경학회 조경식재연구회 연구위원장 심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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