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회 식목일을 맞아 (사)한국조경사회 3대 회장을 역임한 서원우 고문(전 동국대 교수)이 재미있는 ‘신나무타령’을 보내왔다. 나무타령이란, 나무의 특징을 누구나 연상하기 쉽도록 노래로 엮은 전래동요를 말한다.

지은이 서원우 고문은 신나무타령을 보내오면서 “매년 거행되는 식목일 행사에서 현대 산업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사람과 나무(人+木→休)의 뜻 깊은 정서성과 환경친화성을 요구하므로 일반인들에게 좀더 흥미롭고 친숙하게 나무와 숲을 사랑하고 심미성을 함양시키기 위해서, 해학성을 가미한 현재의 시대감각으로 재구성해 엮어 보았다”고 밝혔다.

나무 이름은 일반적으로 학명과 향명 또는 속명으로 구분돼 불려지지만, 지방마다 고유한 특징·습성·산지·용도·전설·외래어 등의 속성에서 유래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또 토속적인 나무타령은 옛부터 여염(서민들이 사는 마을)에 전승되는 우리 농경사회의 시대상을, 각 지방에 따라 속명이나 향명을 재미있게 엮어서 타령조로 노래하기도 했다.

서 고문은 ‘신나무타령’에서 인용된 종명과 속명(또는 향명)은 옛 격조의 느낌을 살리려는 뜻에서 같은 수종이라도 지방의 향명에 따라 다르게 불려지고 있어서, 앞절과 뒷절의 흥미로운 연결을 위해 반복 사용한 경우가 있다고 밝히면서, 50년대 간행된 ‘한국식물도감(상권)(신지사 발행, 정태현 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신 나무타령 

                                                 
- 서원우


청명절기 식목일에 온갖나무 심으면서
별의별난 나무이름 짝마추어 불러보세!

새봄맞아 꽃버들 호랑나비 호랑버들
천안삼거리 능수버들 노들강변 수양버들
사연많은 진달래꽃 참말같다 참꽃나무
미인부채 미선나무 먼데서온 먼나무
백리까지 백리향 천리까지 천리송

개들끼리 개벗나무 애완견이 개나리
키작지만 꽝꽝나무 키는커도 헛개나무
절에가면 불두화 백팔번뇌 염주나무
향기좋아 아까시아 붉은입술 앵두나무
처녀총각 짝작이나무 입마추어 쪽나무

잔칫날에 국수나무 생일날에 미역줄나무
가시버시 가시나무 금슬좋아 비파나무
일편단심 열려나무 동백아씨 동백나무
정력좋은 복분자나무 엎어지는 요강나무
산통끝에 아그배나무 세상사람 주목나무

예쁜아기 아기단풍 자장자장 자작나무
아기엄마 젖꼭지나무 달고달어 감탕나무
이씨댁의 오얏나무 예쁜따님 명자나무
마씨댁의 마가목 말발굽의 말발도리
돈잘버는 돈나무 저축하는 은행나무

사람세상 사람주나무 쉬엄쉬엄 쉬나무
보리고개 보리밥나무 방귀뀌어 뽕나무
하얀쌀밥 이팝나무 좁쌀샌님 좁팝나무
고춧닢의 고추나무 구수한 된장풀나무
우두커니 서나무 그냥자시오 잣나무

푸드득 덜꿩나무 깜짝놀라 파드득나무
쏜살같은 화살나무 나도쏜다 딱총나무
어무서워 호랑가시 으름장의 으름덩굴
개똥밭에 개똥나무 쥐똥열매 쥐똥나무
물프르러 물푸레나무 그렇다구 치자나무

만리먼리 만리화 만병고쳐 만병초
내가먼저 사과나무 친구그려 문배나무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우리모두 살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한낮에도 야광나무
칼로베어 피나무 멎게하는 약밤나무

비쭉비쭉 비쭈기나무 함박웃움 함박꽃나무
님생각에 생강나무 님마중에 분꽃나무
보름달밤 월계화나무 님그리워 자귀나무
한여름의 느티나무 느러지게 느릅나무
대학로에 마로니에 럭키쎄븐 칠엽수

가을풍경 단풍나무 한잎두닢 오동나무
서울산에 서울단풍 귀염둥이 귀룽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십리못가 오리나무
동지팥죽 팥배나무 다람쥐밥 도토리나무
사시사철 사철나무 거짓없는 참나무

한겨울에 겨우살이 세한삼우 송·죽·매
엄동설한 엄나무 와들와들 사시나무
백두산에 박달나무 한라산에 구상나무
남산위에 저소나무 봉래산의 낙락장송
금수강산 비단나무 무궁무진 무궁화나무

세상만사 모든이치 진·선·미의 나무처럼
연리지의 우리인생 아름답게 살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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