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사랑받는 제품이다 보니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지개발 이동석 대표는 한결같이 믿고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고마운 인사부터 전했다.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하고 서울시립대 대학원 환경원예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92년 대지개발에 입사했다.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이식공사 때는 현장 옆 콘테이너에서 숙식하며 공정을 진행하였으며 그동안 수십차례 대형목 이식공사도 수행했다.

98년 고 이철호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 뒤에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05년에는 부설 환경과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미래 ‘토양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신제품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대지생명토의 세계화 작업을 위해 2008년에는 캐나다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세계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2세 경영인으로서 10여 년이 지났지만, 이 대표는 아직 선친의 그늘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98년 과로에 의한 심장마비로 고 이철호 회장이 타계하면서 갑자기 경영을 맡게 된 이 대표에게 아버지의 하늘은 아직도 높아 보였다.

어느 시인은 ‘아버지의 하늘은 앞마당 대추나무와 뒤란의 감나무 높이 만큼’이라고 은유하였지만, 이 대표에게는 적어도 ‘용계리 은행나무 37m 만큼’은 될 듯 했다.

“아버지는 평소 ‘내가 기초를 닦을 테니 너는 달려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보면 달리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업을 이어서 하는 입장이고, 대지개발은 아버지의 철학이 담긴 회사라서 아버지가 하지 않았던 일을 제가 나서서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나쁜 길로 안 가고 좋은 길만 찾아서 가려니까 힘든 부분도 있구요. 그래서 꿈에서라도 만나면 아버지께 꼭 여쭤볼 말씀들이 있는데 나타나지 않으셔서 아직 여쭤보지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비록 이철호 회장은 떠났지만 이 대표 곁에는 88년에 입사한 피영태 부사장이 묵묵히 보좌하고 있다. 주요 행사 때마다 꼬박꼬박 참석하며 업계에서 성실함으로 인정받고 있는 피영태 부사장은 고 이철호 회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이동석 대표는 피영태 부사장에 대해 “우리 회사로서는 너무 열심히 큰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분이어서 항상 배우는 입장으로 평생을 모시고자 한다”고 말했다.

만약 지금 용계리 은행나무와 같은 초대형목 이식공사를 맡게 된다면 (선친없이)혼자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이 대표는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는 그도 수목의 생사를 가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점점 ‘아버지의 하늘’에 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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