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잔디는 기후변화 등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지구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우수한 초종입니다. 정부차원의 좀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이끌어 내 잔디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주)엘그린 이성호 대표이사(58·사진)의 카랑카랑한 일성을 듣자면 2010년 한국의 잔디산업에는 청신호가 들려온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경량형 롤 잔디를 최초로 선보이는 등 한국 잔디산업을 부흥시킨 그의 목소리에는 그 여느 때보다 자신감이 흘러넘친다.

“현재 잔디업계는 기존 시장의 한계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삶의 질이 올라갈수록 잔디시장은 고급화되고 생활 속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생산자들 간 유기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현재와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 엘그린이 최선봉에서 그 역할을 다하겠다”

1993년 설립된 (주)엘그린은 켄터키블루그래스 한지형 잔디를 전문으로 생산해 온 선진 농업회사다. 지난 수십 년간 한지형 잔디를 우리나라의 기후환경에 적합한 롤잔디 제품으로 최초로 개발·공급하는 등 한지형 잔디의 보급에 선도적 역할을 다한 기업이다.

(주)엘그린의 간판 상품인 ‘슈퍼롤잔디’는 월드컵 축구장 6개소를 비롯해 27개 운동장과 전국 160여개 골프장에 200만㎡ 이상 공급했을 뿐 아니라 서울광장 등 스포츠공간과 각종 조경 공간에 대량으로 공급·사용돼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 대표가 설립 시작과 함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식물이 아닌 농기계를 전공했기 때문에 재배에 사용되는 모래부터 필름선택, 종자선정, 관수방법, 비료주기, 약제방제, 수확방법 등 모든 과정이 낯설었다.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린 필름 위에 한지형잔디를 재배했는데 뿌리 엉킴을 증가시켜 속성재배는 가능하게 했으나 배수불량 등의 문제로 병이 발생해 애간장을 태운 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절한 구멍의 크기와 간격을 알아내기 위해 전문가들의 자문과 실험을 거쳐 오늘의 규격을 정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 (주)엘그린의 위치는 최정상임에도 이 대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한다. 잔디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후진국에 머물고 있다는 것.

“학교운동장은 미래의 중심이 될 아이들의 교육 및 체력증진 뿐 아니라 사람에 의한 환경파괴를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학교운동장의 잔디는 조경용과는 달리 단위면적당 사용량이 많아 지반조성부터 식재, 유지관리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학교나 관공서에서 비용 문제로 저렴한 방법만을 찾는 것 또한 문제다”

당장은 잔디 조성에 따른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서순화, 열섬현상 완화, 생태계복원 등과 같은 무형의 이익은 돈으로는 따질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국내 최고의 제품을 생산에 소비자에게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앞으로 현재의 위치와 규모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농장을 기계화하고, 신품종 도입과 재배 및 시공의 신기술 개발 등으로 잔디업계의 선두기업으로서 새로운 시장개발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한다. 아울러 동남아시아의 해외시장 개척으로 우리나라의 잔디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성호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때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도전적인 경영을 해야 합니다. 지금 투자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주)엘그린 역시도 미래를 위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녹색비전을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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