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 솔밭왓앤와이영재유치원에서

 

 

 

 

 

 

 

 

 

 

 

놀이터를 구성하는 소재와 기능, 디자인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바닥에는 맨흙이 걷히더니 형형색색 고무포장으로 덮히거나 새로 개발된 항균코팅 모래가 깔리기도 한다.


놀이시설물 전문업체인 (주)유니온랜드는 최근 ReACTIONS, Frontier, Ant Hill 등 새로운 개념의 놀이기구 시리즈를 발표해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술적인 변화 못지않게 놀이터를 바라보는 사회문화적 인식 또한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두드러진 것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과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의 등장, 주민참여형 놀이터 만들기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 등이다.
여기에 ‘러브하우스’처럼 그동안 건축물 중심으로 이뤄져온 기업의 사회참여 문화가 ‘놀이터 기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급변하는 놀이터 시장에 비하면, 올해 1월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그나마 정부의 체면을 유지해주는 형국이다.

그러나 법 제정 당시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일선 자치단체 사이에 업무부서가 통일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체계적인 놀이터 정책이 요구된다.

중부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산업자원부와 연계된 경제부서에서 업무를 총괄하도록 권고했으나 일선 기초단체의 사정에 따라 경제부서 외에 복지관련 부서 등에 배정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라는 업무가 건설, 교육, 복지 등 여러 부서와 연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경제부서에서 관리감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 하는 지적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관련한 담당부서 배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놀이시설물 분야는 조경산업 가운데서도 변화의 폭이 가장 빠른 곳에 속한다. 관련 업체들의 신상품 출시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실시설계에서 신제품 반영률도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인 어린이들에 의한 신규 수요를 뛰어넘어, 운영기관이나 시행사측의 더욱 창의적인 놀이터 주문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 구상이 줄을 잇고 있다.


▲ 서울시, 3년내 870억 투입=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나 창의적인 놀이터 만들기사업에는 서울시의 발걸음이 가장 빠르다.
서울시는 그동안 노후되고 단조로운 놀이시설로 인하여 어린이들로부터 외면 받아오던 어린이공원을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상상어린이공원’으로 바꿔나가기로 하고, 2010년까지 3백곳에 모두 872억원을 들여 테마와 이야기가 있는 어린이공원으로 재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시범사업 10개소에 대한 현상공모가 진행 중이며, 주민과 어린이평가단의 의견을 수렴하는 주민설명회 및 디자인워크샵을 거쳐 최종 설게안을 확정해 올해말까지 100개의 상상어린이공원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청주시 흥덕구도 노후된 45개 어린이공원을 순차적으로 재구성 하기로 하고, 올해 1차로 봉명동 좋은어린이공원 등 4곳에 대하여 현대화사업을 펼친다. 오는 9월에 완공되는 이 사업 또한 사업시행 전부터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이처럼 어린이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놀이터 만들기 사업’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


▲ 기업체 ‘놀이터 기부문화’ 크게 확산=현대건설은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거꾸로놀이터’를 기증해 화제를 모았다.
대우건설도 낙후지역에 있는 놀이터 8곳을 바꿔주는 ‘아름다운 놀이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지난 3월20일 해피빈의 후원 파트너사와 함께 직원 모금을 통해 나주시에 위치한 이화영아원에 ‘사랑의 놀이터’를 기증하기도 했다.
철도시설관리공단도 지난달 말부터 대전 본사를 비롯해 인천, 부산, 여수, 원주 등 공단 지역본부가 속해 있는 전국 5개 지역의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아름다운 놀이터’ 가꾸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주목된다. 향후 10년간 저소득지역에 위치한 100개소를 ‘아름다운 놀이터’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토지공사와 함께 한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및 모래교체 사업’도 지난해 12월 평택시 ‘원이충 어린이공원’ 개장으로 결실을 맺었다.
또한 한국토지공사는 ‘신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낡고 위험한 놀이터를 친환경 놀이터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몇년째 펼치고 있다. 2006년 10억원, 2007년에는 15억원의 예산이었으나 올해는 18억원으로 증액했다.


▲ ‘장애-비장애’경계 허무는 놀이터=그동안 장애아동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놀이시설물들이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열린 공간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장애아동통합놀이터)’ 지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옥상미술연구소가 설계와 시공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6년 ‘서울숲’에 1호가, 지난 2월 국회의사당 내에 2호가 건립돼 화제를 모았다.
또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국 공모를 통해 4개 기관을 선정해 무장애 실내놀이터 ‘오아시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전문가들도 준비하고 거들 때=이처럼 놀이시설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체들의 놀이터 기부문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놀이시설물의 시장과 기술력이 단기간에 급성장했고, 관련 예산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갑자기 방대해진 시장에서 전문가 집단에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려는 새로운 주민들에게는 매뉴얼이 필요할 것이고, 놀이터 기부를 희망하는 기업과 기부를 받고자 하는 주민과 자치단체에게는 ‘창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민사회와 함께 ‘놀이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꾸려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서울숲에 설치된 무장애놀이터 제1호‘상상 거인의 나라’의 모습. 임옥상미술연구소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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