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헌장’ 10년 만에 개정…기후위기·탄소중립 시대 조경의 좌표 재정립
‘한국조경헌장’ 10년 만에 개정…기후위기·탄소중립 시대 조경의 좌표 재정립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2.12.08
  • 호수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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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조경 대상 세분화
“기후 변화에 대응 계획·설계 해법 마련
탄소중립 실천적 자연기반해법” 과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사)한국조경학회(학회장 조경진)가 시대적 요구에 맞춰 ‘한국조경헌장’을 개정했다고 9일(금) 밝혔다.

이번 ‘한국조경헌장’은 2013년 제정 이후 10년 만에 개정되는 것으로, 기존 조경헌장 작성에 참여한 연구팀과 조경진 한국조경헌장제정특별위 위원장을 필두로 이유직 부산대 교수, 배정한 서울대 교수 등 8인으로 구성된 개정위원회가 개정에 참여했다.

개정된 조경헌장에는 급변화한 지구 환경에 따라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조경분야의 전문성을 반영, 팬데믹 이후 부상한 환경정의로서 공원과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도시환경으로 영역을 넓혔다.

또한, 조경영역과 조경 대상을 세분화하고 항목별로 구체화함으로써 기존 헌장에 추상적으로 명시됐던 ‘조경’ 역할을 명확히 했다.

헌장에는 “조경은 아름답고 유용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하는 문화적 행위”며,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구현한다”고 정의했다.

조경 영역 중 정책 항목에서는 “조경정책가들은 조경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지자체,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공유할 수 있는 조경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공공간에 대한 운영관리 이슈를 반영해 “조경운영·관리자는 대상지의 특성과 잠재력, 소유자 및 사용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필요와 열망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개선하며, 해결안을 제시한다”고 했다.

아울러 헌장에는 조경 영역에 조경공간 구현을 위한 모든 활동에 걸친 ‘산업’과 시공품질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감리’를 포함시켰다.

개정된 수목원정원법과 도시숲법 제정에 따라 정원과 공원녹지를 세분화해 조경대상에 반영했다.

끝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계획·설계 해법을 마련,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실천적 자연기반해법을 제시”하고 “공원 네트워크와 그린 인프라 체계를 구축해 도시 환경과 경관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며, “아름답고 안전하며 민주적인 장소를 만드는 조경의 전문성과 조경가의 직업 윤리를 재정립하여 질 높은 조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조경의 과제로 삼았다.

개정된 한국조경헌장 전문은 다음과 같다.

 

한국조경헌장

조경은 아름답고 유용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와 경관을 계획∙설계∙조성∙관리하는 문화적 행위이다.

조경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구현한다.

한국조경학회는 이 헌장을 통해 조경을 재정의하고 고유한 가치를 공유하며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I. 조경의 가치

자연적 가치

지구에는 인간과 더불어 다양한 동식물종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조경은 이들의 건강한 공생을 존중한다. 자연은 현세대를 위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자원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조경의 중요한 책무다.

사회적 가치

삶의 터전은 유한한 공간이자 공공의 자원이다. 모든 사회 구성원은 이 터전을 지혜롭게 공유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조경은 시민의 공공적 행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조경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전 세대가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문화적 가치

인류가 축적해 온 인문적 자산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하는 조경의 토대이다. 조경은 우리의 역사성, 지역성의 바탕 위에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궁극적으로 창의적 예술 정신을 지향한다.

 

II. 조경의 영역

정책

조경정책은 조경의 대상과 행위를 조정하고 유도하는 정부 및 공공 주도의 방침으로 조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경정책가들은 조경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지자체,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공유할 수 있는 조경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계획

조경계획은 예측되는 미래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논리와 상상력을 포함한 지적행동으로 법률과 정책에 의해 규제되고 유도된다. 조경계획가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대상지의 토지 이용이나 관리 기준을 장기적 관점에서 제시하거나, 설계의 선행 단계로서 전체적인 공간의 틀과 수행체계를 제시한다.

설계

조경설계는 예술과 디자인 전통에 기반하여 자연과 문화의 결합을 실천하는 전문 영역이다. 조경설계가는 전문적 지식과 실천적 숙련을 바탕으로 개념 단계부터 시공까지 대상지에 정교하게 부합하는 예술적 구성과 결과를 창출한다. 조경설계는 계획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 감리 단계로 구분한다.

시공

조경시공은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조경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조경시공자는 자연재료와 인공재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비용과 안전, 기술적 문제를 고려하여 설계를 구현하기 위한 섬세한 작업을 수행한다. 시공은 조경 공간의 완성도와 질적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다.

감리

조경감리는 설계안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시공 품질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행위다. 조경감리자는 사업(시행)자와 시공자 사이의 중립적 위치에서 설계도서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ㆍ공사관리ㆍ안전관리 등을 지도ㆍ감독한다. 감리는 설계감리, 검측감리, 시공감리, 책임감리로 구분되지만, 보다 충실한 디자인 의도 구현이 필요한 경우 설계자가 직접 참여하는 디자인 감리를 채택한다.

운영·관리

운영관리는 이용자들의 체험과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조경공간의 활용과 가치를 증진시키는 과정이고, 유지관리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조경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과 관리에 중점을 둔다. 조경운영·관리자는 대상지의 특성과 잠재력, 소유자 및 사용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필요와 열망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개선하며, 해결안을 제시한다.

연구

조경연구는 자연에서부터 인공 환경까지 모든 경관 유형과 이와 관련된 행위를 다룬다. 조경연구자는 조경의 고유한 영역뿐만 아니라 사람과 환경 간의 지속 가능한 관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한다.

교육

조경교육은 사회의 변화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실천적 기술을 제공한다. 조경교육자는 조경 학위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생애주기 프로그램이나 전문가재교육 같은 비학위 과정을 통해 조경을 교육한다

산업

조경산업은 조경공간 구현을 위한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조경산업종사자는 관련 법규에 따라 관련 조사·분석, 연구, 계획·설계, 시공, 감리, 운영,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식물·비식물 소재의 생산과 판매, 유통업을 영위한다.

 

III. 조경의 대상

조경은 다음과 같은 공간 및 시설물을 대상으로 한다. 정원과 공원 이외에도 도시, 건축, 토목 등이 다루는 외부공간을 대상으로 하며, 생태 환경, 경관과 같은 광범위한 대상도 포함한다.

정원

·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생활정원, 주제정원

· 옥상정원, 실내정원 등

공원과 녹지

· 자연공원, 국립공원, 도립공원, 광역시립공원, 시립공원, 군립공원, 지질공원

· 국가도시공원, 생활권공원(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주제공원(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도시농업공원, 방재공원), 도시자연공원구역

· 완충녹지, 경관녹지, 연결녹지

· 도시숲, 생활숲, 경관숲, 학교숲

· 이전적지 공원 (군부대, 학교, 쓰레기매립장, 철로, 하수처리장 등의 시설이 폐쇄 혹은 이전한 종전대지의 공원화)

광장과 가로

· 광장-대광장, 근린광장, 경관광장, 건축물 부설광장

· 가로공원, 가로녹지, 도로, 보행자전용도로, 자전거도로, 공공공지, 주차장 등

건축 외부 공간

· 단독주택, 공동주택, 근린 및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 및 종교시설, 상업시설, 교통시설(철도, 공항, 터미널), 의료시설, 교육연구시설, 산업시설 등

· 공개공지

체육 공간

· 생활체육공간, 운동장, 육상장,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기타구기장, 수영장, 스케이트장, 스키장, 롤러스케이트장, 승마장, 사격장, 궁도장, 골프장, 씨름장 등

관광과 여가 공간

· 동물원, 테마파크, 워터파크, 유원지, 온천, 서바이벌게임장, 야외음악당, 야외극장, 조각공원, 야외전시장, 전망대, 휴게소 등

· 식물원, 수목원,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야영장, 놀이터, 유아숲체험장, 청소년수련장, 노인휴양촌,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관광농원 등

역사 공간과 문화재

· 전통정원, 명승지, 유적지, 역사경관보존지, 근대문화유산 등

해안‧하천‧수공간

· 해안, 항구, 도서, 하천, 갯벌, 간척지, 유수지, 저류지, 저수지, 댐 등

· 마리나항만, 수변공간, 고수부지, 해수욕장, 수영장, 물놀이장, 호수, 연못, 습지 등

생태 환경

· 기후환경, 생태계, 산림, 초지, 수계, 서식지, 생태통로, 비오톱, 자연보호구역, 생태습지, 생태통로, 빗물정원, 저영향개발(LID)시설 등

경관

· 국토경관, 자연경관, 도시경관, 농어촌경관, 마을경관, 역사경관, 산업경관, 문화경관 등

 

IV. 조경의 과제

1. 지구 전역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계획·설계 해법을 마련하고,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실천적 자연기반해법을 제시한다.

2. 포스트-팬데믹 도시와 사회에 대처하는 건강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정의와 공간 복지를 실천한다.

3. 공원 네트워크와 그린 인프라 체계를 구축하여 도시 환경과 경관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한다.

4. 도시의 사회적 인프라로 작동하는 공공 공간을 형성하고, 시민 참여와 커뮤니티 협력 문화를 실천한다.

5. 도시와 경관의 고유성과 지역성을 발굴하고,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적 실험성을 존중한다.

6. 아름답고 안전하며 민주적인 장소를 만드는 조경의 전문성과 조경가의 직업 윤리를 재정립하여 질 높은 조경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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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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