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건축물 신축 등으로 생육환경이 변형된 노거수 사례 ⓒ문화재청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이 기후변화에 노출된 도심 속 ‘노거수’의 생육상태를 과학적으로 수치화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충청권 느티나무 노거수들을 대상으로 광합성 분석을 도입해 생리 건강성을 진단한 것으로, 폭설,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복합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자연유산의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진단이다.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기온은 1912년부터 2017년 기간보다 1.4℃ 상승했고 강수량은 124㎜ 증가해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기온과 강수량 상승 등 기후변화를 비롯해 인위적 개발과 정비로 인한 복합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도심 속 노거수의 생육상태 자료(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육환경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나무의 생육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맞춰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대전시, 공주시, 금산군 도심지에 분포하는 평균 수령 약 262년, 평균 흉고직경 143.8cm의 느티나무 노거수 25주를 대상으로 매월 광합성량, 수분이용효율, 기공증산속도 등의 생리특성 변화를 광합성측정기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 ▲느티나무 노거수의 광합성 양이 가장 많은 계절은 여름이며, 이는 조사기간인 5월부터 9월까지 평균 광합성량의 1.3배에 해당하는 점, ▲봄철 건조기인 5월에 나무의 수분이용효율이 가장 높았던 점, ▲노거수의 최대 광합성량은 젊은 나무의 55%에 불과한 점, ▲나무가 호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토(흙덮기)가 많이 이뤄진 불량한 환경에서 자라는 노거수의 최대광합성량은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속으로 흡수되는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는 노거수의 광합성량보다 약 47% 낮은 점 등이 확인됐다.

나무 나이, 생육환경조건, 투수 vs 불투수 토지에 따른 광합성량 비교 및 복토 깊이에 따른 광합성량 변화추이
나무 나이, 생육환경조건, 투수 vs 불투수 토지에 따른 광합성량 비교 및 복토 깊이에 따른 광합성량 변화추이

 계절변화와 수령, 생육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노거수의 건강 상태를 수치화 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추가 분석을 거쳐 추후 논문으로 발간될 예정이며, 기후위기 상황에서 오래된 나무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비교분석 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상반기 중 문화재청 누리집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천연기념물(노거수) 등 자연유산 가치가 높은 식물을 국민이 오랫동안 향유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진단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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