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영 교수(왼쪽)와 박은영 교수
김복영 교수(왼쪽)와 박은영 교수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정원학’ 박사과정이 중부대 일반대학원(고양캠퍼스)에 신설되면서 정원학 박사 1호가 배출될 전망이다.

‘정원학’으로는 국내 최초로 개설된 박사학위 과정이다. 최근 정원시장 및 정원문화가 확산하면서 정원분야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원 전문가 양성 또한 시급한 가운데 박은영 중부대 정원문화산업학과 교수·학과장은 “이번 정원학 박사과정 개설이 정원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사과정 교과목은 식물생리학, 정원식재학·식물학 세미나, 정원과 여가, 정원산업론, 가든인테리어, 정원관리, 스마트가든, nD 정원정보모델링, 정원식재, 정원시공, 정원재료학 등 정원의 핵심인 식재에 관한 원론부터 최신 스마트가든 기술까지 아울러 두루 구성됐다.

대학원에 정원학 개설을 이끈 박은영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 정원학 박사 타이틀은 없었다. 정원학 박사가 배출돼 정원 분야에 제대로 자리매김하면 앞으로 정원산업 확장 가능성과 함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부대 원격대학원에는 정원문화산업학과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올해 중부대 원격대학원 석사과정 1기가 배출됐지만 미래 정원 수요에 대비한 학문적 토대는 부족하는 의견이다.

박 교수는 “정원이 붐인 시대다. 정원이 많이 조성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며 기존 석사과정에서 한걸음 나아가 정원을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상위교육 체계 필요성을 전했다.

이어 “대학원 교과과정이 정원에 집중돼 있으면서 온전히 정원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앞으로 정원문화나 정원산업 전반, 정책을 만드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이번 박사과정 개설에 의미를 뒀다.

정원디지털 전공을 맡은 김복영 교수는 “기존 시민정원사를 배출하는 조경가든대학 등 굉장히 많은 정원 관련 교육들이 있다. 그러나 연구나 교육, 정책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고급인력은 사실 없는 상태다. 정원은 조경과 달리 전문 인력을 키우는 기관이 없다. 산림청이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수목원에서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전문 인력이 없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 또한 “지금까지 초급 수준의 교육을 넘어 깊이 있게 가르칠 기관들이 마땅치 않았다. 분명 단기 교육들, 수준 높은 단기 교육들은 있다. 그러나 학문으로 제대로 정착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저희가 교육기관을 전수조사하면서 느낀 점이다”면서 “정원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시민정원사 배출 정도의 교육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시민정원사가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역시 정원산업에서 굉장히 큰 단초가 됐던 것은 맞지만 제대로 땅을 딛고 가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 발맞춰

스마트 기술 접목 교과목 편성

아울러 중부대는 석사과정 커리큘럼도 개편했다.

정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은 물론 최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 수요를 예측해 스마트 기술, 가치 등을 융·복합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박 교수는 “조경보다 정원이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기 쉬운 분야다”면서도 “4~5년 뒤 이러한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그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과 교과목을 편성하는 것은 당면 과제이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원학 전공 교과목에 대해 “자연, 식물, 토양 등 이는 정원에서 중요한 분야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자연과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지 않았나. 자연의 일부로서 ‘정원’에 관한 학문이 한 축이 될 것이고 디지털 시대 스마트기술과 접목한 정원이 또 다른 축이 되면서 투 트랙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정원 관련) 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별적으로,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표준화돼 있지 않았다. 현재 교재를 매뉴얼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자격 제도에서도 기술이나 지식이 객관적인 지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사실 정원과 별도로 나뉜 게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은 스마트나 디지털 툴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아날로그로 할 것들도 있지만 디지털 기술을 통해 좀 더 쉽게 정원을 설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식물 소재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생태적인 속성, 환경 성능적 속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구축하고 이를 정원 설계에 응용했을 때 실제로 거기에서 나오는 환경 성능에 대한 지표를 알 수 있다”며 “수목에서는 탄소 흡수량 등 조금씩 연구되고 있지만 지피초화류의 속성 정보는 데이터화될 때까지는 어려운 단계다. 그래서 이를 메타버스라든가 디지털 공간에서 형태적으로 모델링해 디지털 설계에 응용하는 작업은 중요하다”고 마무리했다.

그밖에 중부대는 식물, 정원여행, 정원 프로그램 등 정원관련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문적으로 부족한 전공을 상호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부대 대학원 정원학 박사과정 접수는 오는 25일(금)까지 인터넷 또는 우편·방문으로 하면 된다. 서류 심사 합격자에 한해 12월 17일(토) 면접이 진행된다. 지원자격은 국내·외 정규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자 또는 2023년 2월 취득예정자로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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