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지영 팀장, 박지윤 주무관, 윤호준 대표
(왼쪽부터) 김지영 팀장, 박지윤 주무관, 윤호준 대표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오산시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폐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 2010년 제1회 시흥시 옥구공원에서의 개최 이후 10회째를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박람회가 12년의 해를 보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시민정원사, 마을정원사 양성 등 생활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를 해 나갔고, 박람회를 이끄는 사람들로 중추적 역할도 해 왔다. 그렇다면 이제 지속가능한 박람회 구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박지윤 경기도 공원녹지과 주무관, 김지영 오산시 공원녹지과 팀장, 윤호준 조경하다열음 대표와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10년의 시간... 아카이브 구축의 어려움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지난 10년 동안 10회를 개최해 오면서 경기도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 오고 있다.

여기에 박람회 개최가 주로 공원에서 개최되면서 퀄리티 높은 정원들이 조성되면서 공원의 질적 수준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하지만 맹점이 있다. 바로 지난 박람회 데이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매년 개최지가 선정되고, 해당 지자체가 주관사를 선정해 용역을 주다보니 데이터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윤 주무관은 이에 대해 “1회부터 8회까지는 당시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에서 사업을 진행해 자료나 기록들이 다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경기도로 위탁이 넘어오면서 그 자료들이 사라졌다고 들었다. 지난 2019년도부터 도에서 자체적으로 했는데... 조금 어려운 점이 경기도와 31개 시군을 매년 공모로 하다 보니 홈페이지는 시군에서 만들게 되는데 일회성 행사로 끝나면 유지관리나 기록 관리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중간부터 업무를 맡게되면서 구리시 박람회를 진행하면서 시 담당자랑 협의를 진행했지만 시 입장에서 하고 싶은 대로 꾸미고 싶다는 입장차로 협의가 어렵더라”며 푸념했다.

김지영 팀장은 “우리는 행사 따로, 작가정원 컨퍼런스 따로 투트랙으로 진행했다. 올해 처음 박람회 진행을 할 때 그 부분부터 개선을 했다. 구리시는 아예 독립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니 박람회 전반을 다 담을 수가 없었다. 행사에 치중한 홈페이지였다”면서 “상의해서 행사 용역대행사에 처음부터 얘기해 비용을 다 들이고 별도로 구축하지 말고 우리는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며 협조하에 운영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알찬 홈페이지가 구축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호준 대표는 “경기도 정원공모와 컨퍼런스 공고 시점이 빠르다. 3월경에 공모해서 4월에 계약하고 5월부터 각종 공고가 나가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행사 운영용역은 2월쯤 공고가 나가 7월에 선정하게 된다. 그런데 행사 운영용역사가 홈페이지를 만들면 정원박람회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가 없다. 작가정원 공모를 해야 하는데 홈페이지가 없는 상태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며 “지난해 구리시 박람회를 보면 홈페이지가 2개로 나눠져 운영됐는데 이러한 방식은 진짜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경기도에 얘기를 해서 구리시에서 운영한 도메인을 받아와 이것을 기본 포맷을 만들었다. 여기에 오산시에서 행사 운영용역비가 있는 홈페이지 비용을 여기로 추가투입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내년에 다음 개최되는 시에 그대로 넘겨줄 것”이라며 홈페이지 구축과 운영에 관해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박 주무관은 오산시에서 만든 홈페이지를 그대로 이어나가도록 경기도에서 끌고 갈 예정이지만 광명시와 협의해 나아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경기도 수탁업체와 시에서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가 다르다보니 또다시 구리시처럼 홈페이지가 이중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로 발주처가 다르다보니 이들 업체들은 발주처 이외의 의견을 받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나마 안심이 되는 것은 박 주무관의 말 한 마디이다. 협의를 하되 홈페이지는 도에서 끌고 가겠다는 강한의지.

 

바뀌는 주관부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지난 2019년부터 경기도에서 직접 주관업무를 진행했던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내년부터 과거 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에서 업무를 수행했던 일을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에서 위탁을 맡게 된다.

친환경에너지 보급과 중소사업장 맞춤형 환경개선 지원을 주 업무로 관장하고 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게 될 부서는 생태환경교육본부 내 녹지생태사업팀이 정원문화박람회 정원작품 공모와 컨퍼런스를 맡게 된다.

2019년도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한 부분은 과거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에서 하던 것을 5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다시 위탁을 주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박 주무관은 “몇 년간 도에서 진행을 하다 보니까 매년 민간위탁으로 추진하면서 매번 업체들이 바뀌어 박람회 노하우가 쌓이지 않았다. 처음 진행하는 업체들도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도와 시가 따로 용역을 발주하는 형태 그것이 또 어떻게 보면 박람회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원활한 진행이 조금 어렵다보니 당장 내년은 힘들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박람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중추역할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람회 개최 이후의 유지관리

박람회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개최는 결과에 따라 평가는 갈릴 수 있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이다. 유지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확실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실질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대상지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김지영 팀장은 “대상지의 위치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곳을 관리하는 부서나 기관이 가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집중관리가 돼야 하는 게 정원이다. 오산시도 맑음터공원을 주 대상지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공원녹지과가 바로 앞에 있어서 매일 출근하면서 공원과 정원을 둘러본다. 정원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주무관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파주와 의왕, 구리는 제가 참여했지만 비교를 해 보면 관리부서와 그 대상지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대상지 선정)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하고 진행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김 팀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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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산업부문의 변화 요구

오산시에서 개최된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특이한 점은 정원산업부문을 따로 공간을 배치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게 득보다 실이 컸다. 외진 곳에 배치되면서 방문객이 없어 한산함이 계속됐고, 결국 산업전은 아는 사람만 알게 되는 일이 발생됐다. 그런데 산업전의 기본계획은 더 크게 부각시키려 했었다고 한다.

윤호준 대표에 따르면 “기본계획을 할 때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포함해 반려동물 테마파크랑 박람회 작가정원 사이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라 예측했었다”면서 “그런데 IFLA 세계총회가 끝나고 한 달이 안 된 시점이었고, 산림청이 주최하는 정원산업박람회가 세종시에서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같은 시일에 열리면서 산림청과 연계된 기업들이 전부 쏠리는 현상이 발생된 것이 가장 큰 구멍으로 남게 된 것”이라며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서울정원박람회, 세종정원산업전,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너무 몰려있으니 날짜를 재검토하면 어떻겠느냐? 며 제안을 해 볼까라는 생각도 해 봤다. 결과적으로 주최뿐만 아니라 주관사의 역량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윤 대표는 하나의 제안을 던졌다.

다름 아닌 산업과 문화를 동시에 담기보다 나눈다는 것이다. 윤 대표의 제안은 산업전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한 명의 힘이 아닌 행정과 주관사 등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에너지가 모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조경업체들이나 시설물업체들의 주 타깃은 일반인들이 아니다.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공무원들이 행사장에 방문하고 해야 하는데, 서울은 방문을 유도하지만 경기도는 그 지역 일대 외에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성공과 실패의 극명한 차이를 만들었다.

“업체 입장에서는 관에서 방문해야 가격 자료를 구매해주든 뭔가 매칭이 될 수 있는데 이게 안 되니까 큰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IFLA를 하면서 느낀 게 산업전도 클래스가 있어야 한다. 팔리지 않아도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산업전, 트렌드에 맞춰서 하는 산업전 등 구분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전부 똑 같다”며 윤 대표는 차별화된 분명한 테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에 김 팀장은 “지난 4월 올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산림청과 몇 개 시·군 담당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산시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일정이 확정됐으니 이 날은 피해서 정할 것을 서울시와 세종시 관계자들에게 여러 차례 당부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하며 약간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결국 서울시는 일주일 전, 세종시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같은 날 개막을 공고하면서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김 팀장은 “서로 상생을 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었다. 산림청과 연관된 기업들은 전부 세종시 또는 서울시에 가야한다며 부담스러워 하더라. 시간을 계속 끌 수도 없어서 장소를 변경했고 규모도 축소하면서 (사실상) 포기를 했다”고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작은 가능성의 희망을 본 것도 있다. 산업전을 포기했지만 방문객 유치를 위해 수공예에 눈을 돌렸고, 정원요소가 들어간 수공예품 전시를 조건으로 부스를 마련한 결과 그야말로 빅히트를 친 것이다. 완판이라는 결과물이 나왔고, 정원산업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시민정원사 활용방안

경기도는 지난 2013년도부터 시민정원사 양성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지자체들이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분인데 문제는 이들을 활용할 방안에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 주무관은 “이점에 대해서는 경기도에서도 참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양성만 언제까지 할 것이냐. 시민정원사분들을 활용해서 뭔가 다른 일자리나 아니면 조금 더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원문화팀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도 “2018년도에 경기도 마을정원 프로젝트 공모에 우리가 참여하면서 제1기 시민정원사 양성을 진행했다. 당시 마을정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민분들과 함께 많은 역할을 기대했지만 결론적으로 남는 분들은 마을 주민분들이었다”면서 “정원이 내 집 앞에 있는 것과 짧은 거리지만 버스나 지하철 등으로 이동하면 관심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결정된 사안이 시민정원사가 아닌 마을정원사 양성으로 돌아섰다”고 정원사 양성문제의 대안을 밝혔다.

김 팀장에 의하면 마을정원사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고, 그 곳에 마을정원을 1곳 이상을 반드시 만들어 그들이 직접 관리주체로 활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생을 위해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동체 프로그램 등의 공모사업을 이들이 응모해 당선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비를 가지고 일을 하는 모습에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또한 연합을 통해 협동조합을 조직해 설립인가를 받은 후 소규모 수의계약에서부터 학교, 기관들의 수목 유지관리 문의가 오면 그것을 연결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도 모색이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내년이면 11회째를 맞이한다. 강산이 변하고 첫 가을 시점 광명시에서 개최된다. 성공적인 개최를 꿈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움직이는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불변의 법칙과 같다.

구리나 납, 주석 따위의 비금속으로 금이나 은 등의 귀금속을 제조하는 연금술사.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추진하고 행정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의 삼위일체의 합으로 성공적인 박람회를 이끌었다면 연금술사의 자격 정도는 부여해도 될 듯하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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