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호 연수당 대표
신준호 연수당 대표

 

[Landscape Times 박재석 기자] 도심 속 정원이 자연이 지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고민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경작업소 울(소장 김연금)은 지난 21일(금) 서울 중구 조경작업소 울 사무소에서 ‘도심 속 자연주의 정원 조성’ 주제로 신준호 연수당 대표의 강연을 개최했다.

신 대표는 이날 강연을 통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보니 특히, 도시에서 만들어진 정원 공간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도시 공간에서 보다 다양한 생물들이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주의 정원들이 더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경험하게 된다면 이러한 경험들은 굳이 자연은 소중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직접 참여한 도시정원 프로젝트 ‘아모레 성수 가든’을 비롯해 ‘모노하 한남’, ‘피크닉 어반 포레스트 가든’ 조성 사례를 중심으로 자연주의 정원 설계 및 시공과정 강연을 진행했다.

도심 속 공장지대에 조성된 ‘아모레 성수 가든’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쇼룸(상품전시실)의 중앙정원으로 시작됐으며, 배수와 빗물관리를 정원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숲과 자연의 생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 도시의 구조물 자체가 고정된 매스(덩어리)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개념의 상록수 식재를 최대한 자제해 계절감을 표현했고, 커뮤니티(생태계)가 구성된 군락 개념의 식재방법은 공간의 다양성 제공과 유지관리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노하 한남’은 공간, 면, 빛·그림자, 날카로움과 부드러움 등의 대비를 중점으로 설계·시공된 정원으로 당시 도심 속 시공, 동선 확보, 식재방법 등의 어려움을 전했다.

나무 위치, 쇄석, 식토의 높낮이를 통해 집수정 등 별도시설 설치가 필요 없는 배수 및 동선을 확보한 디자인과 식물생태 이해가 동반된 숲속 식물들의 식재는 정원의 대비감과 역할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노하 한남’ 경우는 정원 완공 이후 주출입구 및 주동선이 처음 구상과 다르게 정원을 지나가는 동선으로 바뀐 사례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주변 도시경관의 조화를 중점으로 설계·시공된 ‘피크닉 어반 포레스트 가든’ 사례를 소개했다.

남산 경사지에 위치해 지면높이에 따라 경관이 달라져 생겼던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심과 배수의 기술적 보완으로 인공지반을 구현한 당시 상황을 사진과 설명을 통해 전했다.

이어 북향·북서풍으로 노출된 식물생태 환경이 최악인 곳에서 보행로를 목재 데크 대신 구멍 있는 철 그레이팅 데크로 조성한 이유는 빛과 빗물이 스며들고, 습도를 유지해 하부식생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도심 속 자연주의 정원 조성' 강연
도심 속 자연주의 정원 조성 강연

 

이 강연을 주최한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소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자연주의’ 용어에 대한 오해가 있었는데 많이 풀렸다. 다만, 용어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신 대표는 “외국어에서 옮기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말로 하면 내추럴리스틱 가든(Naturalistic Garden)이라고 본다”며 “자연에서 배워서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서 정원을 만든다 정도로 정의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 공부를 할 수밖에 없고 계속 스터디를 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한편 강연자로 나선 신 대표는 생태정원의 대명사 김봉찬 정원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더가든에서 2015년부터 자연주의 정원을 다수 설계·시공해왔으며, 지난해 김봉찬 대표와 공동 저술해 ‘베케, 일곱계절과 아홉정원’을 출판했다. 2021년 퇴사 후 연수당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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