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박재석 기자] 전 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 문제가 큰 논란인 가운데 환경단체가 독성농약의 무분별한 살포중지와 행정기관의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14일(금) 프라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제 NGO 단체 저지스 소사이어티((Xerces Society for Invertebrate Conservation) 소속 농약 프로그램 전문가 샤론 샐바지오(Sharon Selvaggio)를 초청해 온라인 강연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저지스 소사이어티는 50년간 벌과 나비 등 꽃가루 매개자 보전 프로그램, 멸종위기종 보존, 농약사용과 영향감소 등 무척추동물 서식지 보존 활동 단체이다.

샤론 셀바지오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꽃가루 매개자를 지키는 경험과 해법에 관한 다섯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Bee City USA & Bee Campus USA 프로그램, 토종식물 기반 서식처 키트 개발 및 보급, 농약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원예식물 공급, 도시 벌 서식처를 위한 농약 사용감소 정책, 데이터 수집 및 시민인식 확장을 위한 시민과학 프로그램 등을 설명했다.

셀바지오는 “공원을 비롯한 공공녹지 농약사용 중지,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 비농업 사용 금지, 모기 연막방제 규제, 농약 위험성 평가 및 대응을 위해 농약사용 보고 시스템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신경자극성 살충제로, 꿀벌 폐사의 주원인이며 급독성을 가지고 있다.

셀바지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Bee City & Bee Campus 인증 프로그램에 10년 동안 가입한 도시와 대학이 305개다. 이들 도시와 대학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사용을 중단하고 비화학적 방제를 시행해 꽃가루 매개자 서식지를 보전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및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0년간 가장 위험한 살충제의 97%를 중단했다.

이후 토론회에서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유니벌스’ 도시 야생벌 시민과학 모니터링단 활동을 보고, 30여명의 시민을 모집해 벌 생태 및 조사방법 교육을 통해 8월 9월 두 달 간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시민참여 활동기회 및 도시 야생벌 중요성 환기 등 차후 모니터링 계획 수립에 발전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벌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독성농약사용 근절활동에 관한 보고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민원 등의 이유로 공원, 가로수, 궁궐 등에서 과도한 방제를 중단하고, 시민들의 곤충에 대한 과도한 혐오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활동가는 “산림청은 농약사용 실태에 대한 최소한의 통계자료도 없고, 농진청은 농약으로 꿀벌이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민원 해결에 급급해 장기적인 녹지관리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행정기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아바멕틴 농약이 해외에서는 고독성인데 국내에서는 보통독성으로 둔갑돼 대량 유통되고 있다“라며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마인드풀가드너스 정원활동가는 꽃가루 매개자 서식처 정원 조성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김 활동가는 ”앞으로 서식처 정원조성 가이드를 보급하고, 시민들이 만든 서식처 정원 맵핑, 꽃가루 매개자 정원에서 벌 관찰 기록, 공공정원 식재분석 및 모니터링 시민 관찰단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밖에 벌 보호 모니터링과 서식처 조성 확대 및 공존, 살충제 사용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 비판 의견이 나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샤론 셀바지오의 메시지에 따라 ”곤충 없이 인류는 생존할 수 없으니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 벌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자“고 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벌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관심과 정책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벌 조사 시민과학 모니터링 ▲서식처 정원조성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사용근절 캠페인 ▲벌 친화적인 마을(학교) 만들기 등 관련 단체와 연대해 활동할 계획이다.

[한국조경신문]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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