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연 잔디 학교운동장, 이제는 현실이다
[기고] 천연 잔디 학교운동장, 이제는 현실이다
  • 이성호 엘그린/잔디사랑방 대표
  • 승인 2022.09.21
  • 호수 6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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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대표
이성호 대표

우리 모두의 염원- 천연 잔디 운동장

천연 잔디운동장에서 뛰노는 청소년들을 보는 것이 외국영화에서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의 생활문화도 선진국에 걸맞게 높아지고 있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개선책의 하나로 학교운동장을 잔디로 깔자는 대선 선거공약까지 등장한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잔디에 대한 이해와 사전 준비 부족으로 지금까지도 천연잔디는 7% 내외, 인조잔디는 16% 내외의 초라한 보급률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의 학교에서는 잔디운동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학교운동장을 지역사회의 생활체육공간으로 개방하여 함께 이용하게 하는 정책이다. 성인들의 체육활동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는 셈이다. 물론 체육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확보가 어렵다보니 학교운동장을 함께 활용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상황은 충분히 이해는 된다. 이 결과로 과격한 운동에 손상을 입기 쉽고 관리가 까다로운 천연잔디를 피하고 인조잔디를 채택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학교운동장을 학생들만 사용하게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인조 잔디운동장이 사람, 특히 어린이에게 유해하고 수명이 다하면 폐기 처리할 때 공해물질이 배출되고 처리비용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학교는 물론 시민들이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된 것이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니 정말 다행스런 조치이다.

서울시에서도 한때 도심의 녹지율을 높이기 위하여 학교운동장에 대한 천연 잔디조성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한 적이 있었으나 협소한 면적에 학생의 과밀,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실패하였다. 천연 잔디는 사람이 밟고 이용할 수 있는 다년생 지피식물로 인간의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문화생활에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다. 다만 살아있는 식물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밟거나 지나치게 이용하면 손상을 입고 죽게 된다.

필자는 학교 운동장을 천연 잔디로 조성하여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하고자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보았으나 학생 수가 많고 운동장이 작은 도심지역의 학교운동장은 아무리 좋은 지반시설에 우수한 품종의 잔디를 심고 관리를 잘 한다 하여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하고 있었다.

 

천연잔디와 보호매트의 만남

그런데 정말 기적 같은 소식을 만나게 되었다. 새로이 개발된 잔디보호매트가 잔디 속에 안착되어 완충 역할을 하면서 답압(踏壓)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하여 준다. 종래의 보호매트와 달리 학생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쿠션감이 있어 안락하다. 보호 매트는 비가 올 때나 잔디밭 지반이 흠뻑 젖어 있을 때 잔디밭을 이용하여도 잔디 손상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운동장 이용을 크게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5년간 실증시험이 이루어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는 3백 평 넓이의 작은 운동장에 5백여 명의 학생이 연중 마음껏 이용하고 체육 수업도 하고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이 와서 놀기도 하였는데, 잔디 상태가 연중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하여 운동장 출입을 통제할 일이 없게 되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다만 성인들의 조기 축구만은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호매트가 깔려 있다 하여도 외부로 전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잘 관리된 천연 잔디운동장 그대로의 상태이고 천연 잔디의 수많은 장점이 모두 그대로 발현된다.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친환경 운동장이다. 먼지가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폭우가 쏟아져도 토양 유실이 전혀 없다. 여름에는 교실과 주변 아파트의 실내온도를 1℃ 이상 낮추어 주어 에어컨 사용을 줄여 준다. 또한, 도심의 녹지율을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천연 잔디운동장을 조성할 때 학교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잔디의 유지관리가 제일 큰 걱정거리다. 학교가 관리 주체가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잔디 깎기, 시비, 제초 등 관리를 담당할 사람도 장비도 경험도 심지어는 예산도 없다. 실제로 운동장 잔디 관리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보호매트를 깔았을 때는 잔디 손상이 매우 적기 때문에 관리가 쉽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전문성을 갖춘 관리자가 관리하여야 할 필요는 꼭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잔디 조성 초기에는 잔디 전문업체가 잔디 납품과 식재와 2년 정도 유지관리 책임을 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 후에는 잔디운동장이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 관리업체에 맡기면 적은 비용으로 해결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논의를 거쳐 해결해 나가면 될 것이다.

최근에는 로봇 잔디깎이가 보급되고 있어 잔디관리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일 알아서 깎아주기 때문에 잔디관리중 제일 부담스런 일이 확실하게 해결 되고 별도의 잡초관리도 필요 없게 되어 실제로 잔디관리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게 된다.

 

천연 잔디 운동장 조성을 위한 현실적인 실천 방안

도심의 학교 운동장 면적은 대체로 2천㎡에서 4천㎡ 정도 되며 트랙과 여타 이용 공간을 제외하면 순수한 잔디 조성 면적은 평균 2천㎡ 정도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운동장이 마사로 조성되어 있어서 현 지반을 잘 활용하면 공사도 쉽고 예산도 절감된다. 필자가 오랜 경험과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마련한 기본적인 조성 방안을 소개한다.

잔디 조성지 둘레 전체에 배수용 측구(배수도랑)를 설치한다. 현재의 운동장 마사토 표토를 정리하고 약 10㎝ 정도 두께의 잔디 식재용 모래(세사) 상토를 포설한다. 잔디 뗏장을 식재하고 그 위에 잔디 보호 매트를 고정시킨다.

기존 배수용 측구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표토 정리와 상토를 포설할 때 잔디 식재면 중앙 쪽으로 약간의 경사를 주어 표면 배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여 준다,

실제로 강수량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대부분의 물은 경사를 타고 흘러 측구를 통하여 나가며 지반 토양과 배수관을 통한 배수량은 매우 적기 때문에 굳이 별도의 배수시설을 하지 않고 기존의 마사운동장 지반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여도 큰 문제가 안 된다.

잔디의 종류는 우리나라 토종잔디인 한국잔디류중 우량 품종으로 밀도가 좋고 배수가 어느 정도 이상 잘 되는 토양에서 재배한 뗏장 잔디를 권장한다.

 

천연 잔디 보급 확대

우리는 이제 모든 학교 운동장과 유치원 까지도 우리의 숙원인 천연 잔디를 깔아 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위와 같은 방안으로 잔디를 조성하면 조성비가 매트를 포함하여도 2~3억 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절약할 수 있는 여러 방안도 협의하면 나올 것이다.

또한 잔디조성공사에 필요한 물품 중 천연잔디를 학교에서 관급자재로 투입할 수 있도록 조달청 계약 물품으로 등재하여, 현재 인조잔디에 적용되고 있는 하자처리와 같은 방식으로 천연잔디도 잔디공급 업체에서 하자와 유지관리를 함께 책임지도록 하면, 천연잔디보급의 큰 걸림돌인 잔디 관리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학교 운동장을 학생과 이웃 어린이들만의 전용 공간으로 배려하는데서 부터 출발하여야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성숙한 선진문화시민답게 ‘학생과 어린이를 위한 학교운동장’을 만들어 가는데 모두 동참하기를 기원해 본다.

[한국조경신문]

이성호 엘그린/잔디사랑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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