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난 7월 서울시 민선8기 조직개편 결과 지난해부터 제기됐던 도시농업 축소 우려가 ‘도시농업과’ 폐지로 현실화하면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과 지우기라는 비판이 거세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도시농업포럼,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로 이뤄진 도시농업 시민단체 연대가 22일(월) 서울시 도시농업과 폐지 개편에 대해 “법과 조례가 규정하고 있는 시장의 도시농업 지원 의무를 방기한 직무유기로밖에 볼 수 없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도시농업활동을 시장 독단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이번 부서 개편 시 도시농업 이름도 없애고 각각 업무를 다른 부서로 흩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핵심 지원업무조차 도시농업 이름을 뺀 이유가 합법적으로 보장 받고 있는 도시농업을 없애버리려는 것이 아닌지”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진보적인 전임 시장의 주요 정책이었다는 이유로 도시농업을 없애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참으로 유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도시농업과는 경제정책실 소속이었으나 지난달 2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서 조직개편안이 통과함에 따라 도시농업과가 폐지됐다.

서울시는 새 정부의 조직과 정원 동결 기조에 맞춰 조직과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서 부서 간 기능 조정 및 재배치에 따라 조직개편을 추진했다고 밝히며, 기존 도시농업과 업무와 기능을 노동공정상생정책과, 푸른도시여가국 등 타 부서로 이관했다.

도시농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대표 발의, 2011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된 이후 전국 지자체에 127개 조례가 제정된 만큼 그동안 양적 성장을 해왔다.

도시농업 인구도 증가 추세로 현재 200만 명 이상의 도시농부들을 배출했다.

도시농업은 기후 위기 시대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며, 포용적·회복 탄력적인 도시, 정의롭고 공정한 지역 먹거리 체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시를 생명이 자라는 공간으로 만들고 생태적 전환을 촉진하고, 문화적 다양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 실현, 지역 순환 경제와 일자리 창출, 치유와 복지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도시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순기능도 크다.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이사장은 “도시농업과는 박원순 시장 시절 민간단체가 제안해서 만들어졌다. 2015년 도시농업과가 신설됐고 도시농업 거버넌스가 만들어졌다. 시민과의 소통으로 힘들게 만든 과인데 단체장 정책에 의해 일방적으로 없애고 축소할 게 아니다”며 이번 도시농업과 폐지를 두고 “토양을 살리고 탄소를 저장하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도시농업의 가치다. 이는 오히려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정책이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시민단체들은 “보수 세력에 의해 시작된 운동을 진보 세력이 좋아하는 정책이라 해서 축소 폐지한다니 도시농업을 사랑하는 200만 명의 경작 시민이 그들에겐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라며 오세훈 시장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간담회를 제안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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